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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제치고 ‘세계 최고 부자’ 등극한 베저스가 공개한 육아법

입력 | 2017-11-07 19:32:00


“기지가 없는 아이보다는 손가락이 9개인 아이가 차라리 낫다는 게 나와 내 아내의 육아철학입니다.”

최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를 누르고 세계 부자 순위 1위에 등극한 제프 베저스 아마존 최고경영자(53)가 솔직한 육아관을 털어놓았다. 5일(현지 시간)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베저스가 전날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서밋 LA17’에 참가해 동생 마크 베저스와 대화 형식으로 육아 방식, 업무철학에 대해 인터뷰를 나눴다며 핵심 내용을 소개했다.

네 자녀를 두고 있는 베저스와 부인 매킨지 여사는 아이들이 4세 때부터 날카로운 칼을 쓰도록 허락했고 이어 전동 공구도 만질 수 있게 했다. 아이들이 칼을 만지다가 다치더라도 거기서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육아철학엔 그가 어린 시절 여름을 함께 보냈던 할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미국 텍사스 시골 마을에서 소목장을 운영했던 할아버지는 소의 상처를 꿰매기 위해 직접 바늘을 만들고, 무거운 장비를 옮길 수 있게 소형 크레인을 만들기도 했다. “할아버지는 자신이 할 줄 모르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고선 그걸 결국 해냈다”고 베저스는 말했다.

이어 할아버지가 손가락을 다친 사건을 소개했다. 할아버지는 엄지손가락 위쪽에서 덜렁거리는 살을 뜯어버리고 병원에 가서 의사에게 손가락을 꿰매는 대신 자신의 엉덩이 살을 이식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손가락에서 엉덩이 털이 자랐지만 할아버지는 불평없이 면도할 때 같이 털을 깎았다”며 “문제가 생길 때면 여러분의 기지를 발휘해 문제에서 벗어나는 자신만의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무리 성공한 CEO라도 스마트폰 때문에 업무에 방해받는 일은 없을까. 베저스는 이날 인터뷰에서 ‘동시에 여러 일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자신의 특징으로 꼽았다. 동생 마크는 “형은 놀랄 정도로 현재에 집중하는 성격이다. 휴대전화에 거의 방해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베저스는 “몬테소리 학교를 다니던 시절 한 과제에 너무 집중하느라 다음 과제를 시작하려 하지 않자 선생님이 말 그대로 나를 들어올려서 다음 과제가 있는 장소로 옮겼다”며 어린 시절부터 ‘멀티 태스킹’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는 ‘일과 생활의 균형’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베저스는 “나는 ‘일과 생활의 조화’라는 문구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직장에서 생산적인 일꾼이 되면 집에서 기분이 좋다. 또한 집에서 행복하면 나는 더 행복한 직원, 상사가 될 수 있다”며 일과 생활의 선순환을 강조했다. 직장동료나 가족의 에너지를 뺏는 사람이 되어선 안 된다고도 당부했다.

미국 최대 온라인 상거래 업체를 설립한 그는 발명가란 ‘초심자의 마음을 가진 전문가’라고 정의했다. 세상이 복잡한 만큼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선 특정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전문가가 되면 그 지식 안에 오히려 갇혀버릴 수 있다”며 “아이 같은 순진한 호기심으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세계 1위 부자에 등극했지만 그의 도전은 아직 끝이 아니다. 베저스는 “80세가 되어 삶을 돌아볼 때 후회를 최소화할 수 있는 선택을 하려 한다”고 자신의 인생철학을 밝혔다. 이어 “편한 삶을 살 것이냐, 아니면 도전하는 삶을 살 것이냐는 개인이 선택하는 것이다. 80세가 됐을 땐 후자의 삶을 산 걸 더 자랑스러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 성공에 이어 민간 우주로켓 개발업체 ‘블루오리진’ 설립으로 우주 개척을 꿈꾸는 베저스는 고등학교 졸업생 대표 연설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고 한다. “우주, 최후의 개척지. 그곳에서 저와 만납시다.”

위은지기자 wiz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