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 지지 왕세자 권력강화 전망… 두바이유 28개월만에 60달러 돌파 원-달러 환율 연중 최저 수준 하락… 물가상승-수출둔화 이중고 우려
국제유가가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왕가에서 ‘피의 숙청’이 벌어지면서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7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내 석유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6일(현지 시간) 배럴당 60.58달러로 거래됐다. 전 거래일보다 2.8% 오르면서 2015년 7월 3일 배럴당 60.52달러 이후 2년 4개월 만에 배럴당 60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분 WTI 선물은 전날보다 3.1% 오른 배럴당 57.35달러,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3.5% 상승한 배럴당 64.27달러로 장을 마쳤다.
유가가 오르면 한국에서는 소비자 물가 상승 압박 가능성이 가장 크게 우려된다. 국내 휘발유 판매 가격은 지난달 L당 1500원을 넘은 뒤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경유 판매 가격은 6일 L당 1302.67원으로 오르며 8개월 만에 L당 1300원대를 나타냈다. 유가 상승으로 국내 물가가 오르게 되면 물가 상승 여부를 기준금리 인상의 중요 근거로 삼는 한국은행의 판단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다만 국제유가가 오르면 해외에서 원유를 수입해 가공 수출하는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에는 다소나마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가파르게 떨어지는 환율은 국내 경제의 또 다른 변수로 여겨지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11.9원으로 마감해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원화 가치가 꾸준히 오르는 반면에 수출 시장에서 경쟁하는 일본의 엔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어 한국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자칫 한국 경제가 수출은 둔화되고 국내 물가만 오르는 이중고에 휩싸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세종=이건혁 gun@donga.com / 신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