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시아 순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일 기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한반도 유사시 미국의 군사행동을 논의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7일 미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일 정상은 6일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선 대북 군사행동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신문은 “두 정상이 5, 6일 일련의 회담에서 북한 정세를 둘러싼 유사시 대응을 상정해 미국이 취할 군사행동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일본 정부 내에서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소수이며 논의의 세부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여러 사람이 모인 공식 회의 석상에서가 아니라 소수의 비공식 접촉에서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회담 전 이미 언론에 “미국의 군사행동을 상정한 논의는 회담에서 화제가 되더라도 일본 측에서 일절 공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아시아 순방에 앞서 3일 인터뷰를 갖고 “군사적 노력 가능성에 대해 대화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하다. 그 토픽이 (정상회담의)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도쿄신문은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정상회담 이후 양국 발표에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두 정상은 2월 미국에서 정상회담을 한 후 공동 성명을 발표했지만 이번에는 공동 성명 대신 양국 정부가 각각 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측 발표에는 무역 이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대일 무역 적자에 대한 시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했다. 하지만 일본이 배포한 자료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불균형의 시정 등이 실현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에게 적극적으로 대일 무역 적자를 줄이라고 했는지 여부가 다른 것이다.
주일 미군 문제에 대한 언급도 달랐다. 일본 측 발표문에는 이후 아베 총리가 “(미군에 의한) 사건 사고 등에 대해 지역의 우려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했다. 지난달 12일 오키나와(沖繩)현 미군 수송헬기 추락 등 잇따른 사고와 관련된 발언이다. 반면 미국 측 발표에는 이 부분이 없었다. 2박 3일 동안 ‘브로맨스’(남자들 간 친밀한 관계)라고 불릴 정도로 친분을 과시했지만 민감한 이슈에서 이견을 감추지 못한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해상자위대 최대 호위함 ‘이즈모’를 시찰하려다 막판에 무산됐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미일동맹의 강력함을 과시하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이즈모 시찰을 추진했다. 하지만 모항인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스카(橫須賀) 기지까지 가기는 일정상 어려웠다. 방위성은 관저의 의향에 따라 도쿄에 배를 가져오려 했지만 이번에는 시내 다리와 충돌할 염려가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결국 부랴부랴 외곽의 목재 부두를 수배했지만 일정상 성사되지 않았다. 2년 전 취역한 이즈모(1만9500t)는 갑판 길이 248m, 최대 폭 38m로 헬기 9대를 실을 수 있다. 사실상 항공모함이라는 평가를 받는 대중국 핵심 전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