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수석의 前보좌관 체포
전병헌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6일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옆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검찰은 7일 롯데홈쇼핑 재승인 로비 의혹과 관련해 전 수석이 회장을 맡았던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변 전 차장과 함께 2013년 ‘댓글 사건 수사 방해’ 의혹으로 조사를 받던 국정원 소속 정치호 변호사(42·38기)가 자살한 다음 날에도 검찰은 이재만 전 대통령총무비서관(51·구속) 등을 체포하며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 수사를 공식화했다. 공교롭게도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 수사 대상자가 자살할 때마다 새로운 수사를 시작한 것이다. 검찰은 이에 대해 “전혀 상관관계가 없는 소설 같은 이야기”라는 자세다.
전 수석 사건은 지난해 검찰이 롯데홈쇼핑이 방송 재승인을 받기 위해 정·관계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확인하던 중에 불거졌다. 롯데홈쇼핑은 방송 채널 사용 재승인을 받을 무렵인 2015년 상반기 전 수석이 회장을 맡고 있던 한국e스포츠협회에 후원금 3억 원을 냈다. 당시 전 수석은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어 국회가 각종 방송 관련 법안을 처리하는 데 영향력이 컸다.
지난해 검찰 수사는 홈쇼핑 재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허위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비자금을 만들어 로비자금으로 쓴 혐의로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사장(57)을 기소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강 전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며 수사 동력이 떨어진 까닭이었다. 강 전 사장은 최근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지난해 수사에서도 전 수석의 가족이 롯데홈쇼핑에서 받은 기프트카드를 사용한 정황 등을 확인했지만 금액이 크지 않다는 점 등을 들어 수사를 중단했다. 하지만 최근 전 수석의 측근들이 e스포츠협회 자금을 유용한 정황 등이 드러나자 1년여 만에 수사를 재개했다.
전 수석 측은 “500% 문제될 게 없다”며 결백을 입증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앞서 지난달 3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장(51)은 전 수석 등을 지목해 “게임산업에 농단 세력이 있다”고 공격했다. 전 수석은 당시 여 위원장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강경석 coolup@donga.com·황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