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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 온실’ 그 시절 그 모습대로

입력 | 2017-11-08 03:00:00

1909년 지어진 국내 첫 서양식 온실… 일부 원형복원 거쳐 10일 재개관




보수 공사를 마치고 대한제국 말기 모습으로 10일 선보이는 창경궁 대온실. 문화재청 제공

대한제국 말기 일제가 창경궁에 세운 온실이 일부 원형 복원을 거쳐 10일 공개된다.

문화재청 산하 창경궁관리소는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창경궁 대온실’(등록문화재 제83호) 보수공사를 최근 마쳤다고 밝혔다.

앞서 2013년 점검에서 온실 창틀의 목재가 부식돼 관람객 안전에 문제가 있는 걸로 조사돼 보수에 들어갔다.

창경궁 대온실은 1909년 지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온실로, 철골과 목재 구조물에 유리를 감쌌다. 일제가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 순종을 창덕궁에 가둔 뒤 그를 위로한다는 명분으로 동물원과 함께 세웠다. 일본 왕실 식물원 책임자였던 후쿠바 하야토가 1907년 설계하고 프랑스 회사가 공사를 맡았다. 대한제국 말기 서양식 건축물이라는 상징성을 인정받아 2004년 2월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온실 창틀과 바닥 타일을 교체한 뒤 철제 기둥과 난간을 새로 칠했다. 특히 공사 과정에서 1909년 건립 당시 사용된 영국제 타일 조각을 발견해 원형을 고증할 수 있었다. 해당 타일 제조사(민턴 홀린스)가 1905년에 발간한 제품 팸플릿을 인터넷에서 찾아낸 것. 문화재청은 팸플릿에 나온 타일의 색상과 문양, 발견된 조각의 크기를 참조해 바닥타일을 깔았다.

온실 내부에는 창덕궁 향나무와 경남 통영 비진도 팔손이나무, 전북 부안 중계리 꽝꽝나무 등 70여 종의 식물을 전시한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