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역대 대통령과 韓美증시 살펴보니

7일 한국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단독 정상회담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인사를 건넸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가장 뿌듯한 소식일 미국 증시 호황을 거론하며 당선 1주년을 축하한 것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트위터에 “어제 증시가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글을 올리며 자축했다.
미국 증시는 지난해 11월 8일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1년간 거침없이 상승했다.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8일 트럼프 대통령이 접전 끝에 당선된 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2,139.56이었던 S&P500지수는 1년 후 2,590.64로 21.08% 상승했다. 같은 기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8.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0.31% 급등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1년간 증시 상승세는 1952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당선 이후 세 번째로 우수한 성적이다. CNBC에 따르면 1950년대 이후 역대 정권 초반(250거래일 기준) 주가지수가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인 것은 1960년 당선된 존 F 케네디 대통령 때였다. 당시 S&P500지수는 대선 이후로 26.5% 상승했다. 정권 교체에 성공한 케네디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주가가 크게 오른 것이다. 이어 1988년 당선된 조지 부시(아버지 부시) 대통령 때 상승률이 22.7%로 뒤를 이었다. 1987년 10월 20일 ‘블랙 먼데이(검은 월요일)’로 주가지수가 폭락한 데 따른 기저 효과로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투자자들의 움직임에 큰 영향을 받는 한국 증시도 미 대통령 당선에 따라 변화를 겪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1988년 당선된 조지 부시 대통령 이후 미국 대통령 집권 초기 1년간 코스피 등락률을 분석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1년간 코스피는 27.40% 상승했다. 코스피는 사상 처음으로 2,500 선을 돌파하며 미국 증시와 보조를 맞췄다.
역대 대통령 중에는 2008년 11월 당선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때 36.99%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2007년 2,000 선까지 급등했던 코스피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1,000대로 주저앉았다. 저점을 찍은 코스피는 점차 회복세를 보이면서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2000년 11월 당선된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는 정보기술(IT) 버블 붕괴로 코스피가 맥을 못 췄다. 2001년 미국 9·11테러까지 겹치며 한때 400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