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날 자국민 평양여행 금지… 대북교역 수십명 최근 체포-조사 관계단절 촉구한 트럼프에 ‘화답’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北京)에 도착한 8일 중국 왕양(汪洋) 부총리가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과 생명과학, 항공, 스마트 제조 등 분야의 90억 달러(약 10조 원) 규모의 무역 계약을 체결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의 A여행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당국이 전날 여행사들에 하루나 한나절 일정의 신의주 여행을 제외한 평양 등 다른 북한 지역 여행객 모집을 별도의 통지가 있을 때까지 중단하라고 통지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 2371호의 철저 이행 방침을 밝힌 중국은 최근까지 대북 금수 품목 수출입에 관여했던 자국민 수십 명을 체포하거나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산당 대회에서 권력을 강화하고 집권 2기를 시작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맞이해 무역과 대북 압박 분야에서 다양한 성의를 보였다. 8일 한국을 거쳐 베이징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 내외를 쯔진청(紫禁城·자금성)으로 초대해 만찬을 함께하며 경극을 보여주면서 양국 정상 간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 차를 마시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의미가 중대하다. 중미 양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경제 발전이 이룬 성과에 찬사를 보낸다”고 화답했다.
한국 국회 연설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격하하고 모든 무역, 기술 관계를 단절하라”고 촉구한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2시 36분(현지 시간) 국빈방문으로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에 도착했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9일 오전으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미중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 북핵 문제와 미중 간 무역 투자 문제를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대북 압박과 미중 간 무역 불균형 문제 해소를 요구해왔다. 시 주석은 집권 2기 청사진으로 제시한 상호공영 협력의 ‘신형 국제관계’가 미중관계에 적용될 수 있음을 과시하기 위해 미중 간 협력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