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안팎, 문재인 대통령 정찰자산 언급 주목
전시작전통제권의 조기 전환을 위한 핵심 전력의 도입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임기 내(2022년 중반) 전작권의 한국군 전환을 목표로 잡고 조인트스타스(JSTARS) 지상감시 정찰기 같은 미 전략무기 구매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군 당국자는 “문 대통령이 강조한 ‘자체 방위’는 전작권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십억 달러어치의 ‘무기 세일즈’를 약속했다는 비판도 전작권 조기 전환을 위해 거쳐야 할 관문으로 문 대통령이 여길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전작권 조기 전환 문제는 다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첨단 무기 도입과 전작권 전환은 ‘바늘과 실’의 관계다. 전작권 전환은 2003년 노무현 정부 때부터 추진됐지만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잇달아 연기됐다. 전환 시기도 2012년(1차)에서 2015년(2차)에 이어 조건에 기초한 전환(시기 명기하지 않음)으로 늦춰졌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는 게 청와대의 판단으로 보인다. 이지스 구축함과 공군 조기경보기(피스아이),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 등을 갖춰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징후를 상당 수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글로벌호크가 들어오면 대북 감시능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호크는 18km 고도에서 지상의 30cm 크기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정찰위성급 감시 능력을 갖고 있다. 내년과 후년에 각 2대씩, 총 4대가 도입된다.
여기에 조인트스타스까지 도입, 배치하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징후를 연중 24시간 실시간으로 촘촘히 들여다볼 수 있다. 군 당국자는 “피스아이와 글로벌호크, 조인트스타스 등 ‘3중 대북 그물감시망’을 2, 3년 안으로 가동하면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이 가능하다고 (문 대통령이)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핵추진잠수함이나 SM-3 요격미사일 도입은 장기 과제로 추진하고, 미 첨단 정찰자산 도입 협의가 가장 먼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