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외손녀 중국어실력 자랑에 시진핑 “A+ 줄 수 있다” 칭찬 삼희당 아닌 보온루에서 차 마셔… 황제의 길 걸으며 中문화 체험 트럼프, 트위터 막혀 생중계 못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8일 오후 중국을 처음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이징 쯔진청(자금성) 내 남서쪽의 보온루(寶蘊樓)에서 차를 마시고 환담하며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이패드를 꺼내 외손녀 아라벨라(이방카의 딸)가 중국어로 노래 부르고 송나라 때 아이들에게 문자 교육용으로 사용한 교과서 삼자경(三字經)과 중국 옛 시를 암송하는 동영상을 보여주자 “아라벨라의 중국어 실력이 늘었다”고 칭찬하며 이렇게 말한 것이다. 시 주석은 아라벨라가 이미 중국에서 ‘꼬마 스타’라며 “외손녀도 중국에 올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두 정상 부부는 차를 마시며 환담한 뒤 황제가 관료들을 접견하던 정전(正殿)인 태화전을 둘러보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특히 두 정상 부부는 태화전-중화전-보화전으로 이어지는 쯔진청의 주요 전각을 과거 황제들만 다녔던 동선을 따라 걸으며 관람했다. 시 주석이 쯔진청의 역사와 문화를 설명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감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궁문물복원센터를 방문해 중국 문물을 둘러보면서 서화 제작과 도자기 채색 등 체험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도착해 곧바로 쯔진청으로 향했다. 미국 대통령이 쯔진청에서 중국 최고지도자와 만찬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 11월 쯔진청을 방문해 내부를 관람하기만 했다.
미중 정상 부부는 애초 알려졌던 양심전(養心殿) 내 삼희당(三希堂)이 아니라 보온루에서 차담을 나눴다. 보온루는 1915년에 완공된 서양식 건물로, 청나라 황실의 보물 23만여 점을 보관하던 곳이다. CNN은 멜라니아 여사가 10일 오전 중국을 떠나기 전 만리장성과 베이징 동물원을 방문해 중국 시민들과 교류할 것이라고 전했다.
트위터광인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서는 트위터 생중계를 하지 않았다. 중국에서 트위터 접속이 금지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