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Sea FARM SHOW]<3> 몸값 비싼 완도 전복
6일 청정바다를 자랑하는 전남 완도군 약산면 우두리 청용수산 해상양식장에서 양반용 씨와 동료 근로자 2명이 미역, 다시마를 전복 먹이로 주고 있다. 미역, 다시마는 물론 감태, 대황 같은 해조류를 먹고 자라는 전복은 패류의 황제라고 불린다. 완도=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이날 청용수산 양식장에서는 근로자 3명이 전복 가두리 500칸에 먹이를 주고 있었다. 2.2m 길이의 사각형 가두리 한 칸을 들어올리자 3년생 전복 1000마리가 파란 미역, 다시마를 먹고 있었다. 이 양식장의 전복 50만 마리는 봄여름철 하루에 미역, 다시마 1t 분량을 먹는다. 관리인 양반용 씨(50)는 “전복 먹이인 미역, 다시마를 준비하는 데 손이 많이 간다”고 했다.
한국산 전복은 세계 수산물 집합소인 홍콩마켓에서 양식 전복 가운데 가장 비싼 가격을 받는다. 한국의 양식 전복이 세계 최고 품질을 인정받은 것이다.
전복 한 마리는 성장이 왕성할 때 10g 크는 데 미역 200g을 먹는 해조류 대식가다. 그래서 전복 양식장 옆에는 항상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 양식장이 붙어 있다. 완도지역 어가 2651곳에서 지난해 생산한 전복은 8533t. 전국 생산량 81%를 차지한다. 완도지역 전복 생산액만 3390억 원이었고 양식장 시설 등을 포함한 전복산업 규모는 총 1조 원으로 추정된다.
완도에서는 특히 전복 먹이인 미역, 다시마의 전국 생산량 60∼70%를 양식한다. 물이 차가운 완도 보길·노화·소완도에서는 연중 대부분 미역, 다시마를 키울 수 있다. 완도 인근 해남·진도 등 전남 서남권 해역에서는 한국산 전복 99%를 생산한다. 전남 서남권 해역의 수온은 해조류 성장에 적합한 10∼15도를 가장 오랫동안 유지한다.
전남 서남권 어민의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 양식기술은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전복의 보양식 이미지와 가두리 양식기술 발달로 한국의 전복 양식기술도 최고 수준에 올랐다. 유현일 국립수산과학원 해조류바이오연구센터 연구사(37)는 “전남 서남권 바다는 갯벌과 섬이 많아 유기물이 풍부하고 해조류 성장 시기가 장기간 유지돼 전복 먹이 확보에는 최적지”라고 했다.
완도가 전복 주산지가 된 또 다른 이유는 수온이다. 완도지역 평균 수온은 18.2도로 전복 성장 적정 수온 18∼21도에 맞다. 또 크고 작은 섬 265개로 이뤄져 있어 민물이 유입될 큰 강이 없다. 민물 유입량 변화는 전복 양식에 영향을 끼친다. 굴과 홍합 어장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굴, 홍합이 전복에 붙으면 쉽게 폐사한다.
한방에서 전복은 해열·이뇨 작용, 황달·방광염 개선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복은 항산화 작용과 면역 조절 기능이 있는 단백질 아미노산인 아르기닌은 물론 간 해독 기능이 있는 타우린 등이 풍부하다.
전복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심장질환을 예방하는 불포화지방산(오메가6) 함량이 높다. 또 콜라겐이 많이 함유돼 여성 미용 및 면역기능 향상에 좋은 식품이다. 간 기능 회복과 폐결핵에 효과가 있고, 임산부에게도 좋다. 김중견 (사)한국전복산업연합회 본부장(62)은 “전남 서남권 바다에서 나는 해산물은 갯벌의 영향으로 맛이 뛰어나다”며 “맑은 물과 최적의 수온에서 자란 전복은 부드러우면서 쫀득쫀득하다”고 했다.
○ 끝없는 연구개발로 우량 전복 확보
전복은 세계적으로 40여 종이 있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등에서 전복을 양식하고 있다. 중국이 세계 전복 생산량의 85%를, 한국이 10%를 차지한다.
완도 전복은 일본으로 해마다 1000t가량 수출된다. 완도 전복은 2015년부터 중국으로 수출되기 시작했지만 지난해 사드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최근 한중 사드 갈등이 봉합됨에 따라 중국 수출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남대 목포대 제주대 부경대 공동연구팀은 성장이 빠르고 고수온에 잘 견디는 전복 개량종자 3, 4개를 개발해 실험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김과 넙치류, 다금바리 등과 함께 수산물 4종의 우량 종자 확보를 위해 추진 중인 골든시드 프로젝트의 하나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종자 개량 외에도 고수온에 잘 크는 전복을 육종하고 있다.
임한규 목포대 친환경바이오융합학과 교수(48)는 “세계적으로 수산업 분야의 종자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한국은 전복 종자 개발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 서남권 어민들도 건강하고 안전한 전복 제공을 위해 청정바다 지키기에 나섰다. 또 젊은층 입맛에 맞는 전복 요리법 개발을 고민하고 있다. 전남도수산과학원 등은 양식어민들에게 수온과 염분, 용존산소 등 바다 상황을 스마트폰으로 알려주는 이른바 정보통신기술(ICT) 양식을 실행하고 있다.
김병학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연구관(55)은 “전복 양식에서 ICT는 장기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고수온 등 변화되는 해양생태계에 적합한 종자를 개발해 지속가능한 명품 전복산업을 발전시킬 것”라고 말했다.
완도=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 美-유럽서 스테이크용으로 인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