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월드컵 500m 시즌 첫 격돌… 이, 작년엔 부상으로 한번도 못이겨 매스스타트 이승훈-김보름도 출전
고다이라는 현재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단거리 최고 선수다. 지난 시즌은 특히 ‘고다이라 천하’라고 할 만했다. 30대인 고다이라는 지난해부터 출전했던 모든 국제대회에서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에서 8번 1위에 올랐고,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와 삿포로 아시아경기에서도 가장 먼저 결승 테이프를 끊었다. 반면 고질적인 무릎과 종아리 부상에 시달렸던 이상화는 5번의 월드컵에서 2차례 은메달을 따는 데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다가오는 올림픽 시즌이다. ISU는 11일부터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열리는 1차 월드컵을 시작으로 다음 달까지 4번에 걸쳐 월드컵 대회를 연다. ISU는 4개 월드컵 대회 결과 합산 성적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부여한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그동안 줄곧 이상화를 괴롭혀 왔던 부상에서 벗어난 게 반갑다. 올해 초 종아리 수술을 받은 그는 “부상 부위에 맞춰 재활을 열심히 했다. 한결 몸이 가벼워진 걸 느낀다”고 했다. 이상화는 또 “지난 시즌 몸이 안 좋았을 때도 고다이라가 빠르다고 느끼진 못했다. 나만의 레이스를 한다면 좋은 기록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둘의 맞대결은 이번 시즌 내내 불꽃을 튀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양국에서 열린 대표 선발전에서는 고다이라가 더 좋은 기록을 냈다. 이상화는 국내 선발전에서 38초52와 38초23을 기록했는데, 고다이라는 37초25로 일본 신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빙질과 날씨 등 경기장 환경에 따라 기록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한편 평창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는 남녀 장거리 간판 이승훈(29·대한항공)과 김보름(24·강원도청)은 11일 주 종목인 남녀 매스스타트에 출전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