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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수급 차질… 일자리도 줄어” 佛 원전 감축 계획 속도조절 나서

입력 | 2017-11-09 03:00:00

당초 2025년까지 17기 폐쇄 목표
“계획대로 하면 화석연료 비중 늘어”




2025년까지 전력 생산 중 원자력 비중을 현행 75%에서 50%로 줄이려던 프랑스 정부의 계획이 다소 늦어질 계획이다. 계획대로 원전을 폐쇄했다가는 전력 수급에 차질이 생기고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다.

니콜라 윌로 프랑스 환경장관은 7일 국무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원전 비중 감축 목표는 화석연료를 이용한 발전을 늘리지 않는 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며 “가능한 한 조속히 원자력 비중을 줄이겠지만 목표를 현실적으로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가동하는 원전이 58기로 유럽에서 원전 의존율이 가장 높은 프랑스는 안전 문제에 따른 경각심이 커지자 2015년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도 전임 정부 정책을 받아 올해 7월 2025년까지 총 58기의 원자로 가운데 17기를 폐쇄하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그러나 기존 계획대로라면 화석연료 비중이 늘어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이 늘어나게 돼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윌로 장관은 지난달 28일 일간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원전을 줄이는 과정에서 전력 부족이 발생하지 않도록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며 목표 수정을 시사했다. 최근 프랑스 산업협회가 원전에 고용된 일자리가 22만 개에 이른다며 원전 축소가 일자리에 타격이 갈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한 것도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윌로 장관은 내년 1분기(1∼3월)에 종합 에너지 대책을 발표하고 내년 말 몇 개의 원전을 폐쇄할지 밝힐 계획이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