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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1개에서 2개로 일식집 ‘코지마’의 비결

입력 | 2017-11-09 03:00:00

“요리의 본질은 교감… 30년째 자연산 고집”




미쉐린 가이드는 별을 받는 것보다 별을 유지하는 것이 더 힘들다. 매년 발표되는 까닭에 조금이라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지난해 별을 받은 4곳의 식당이 올해 명단에서는 제외된 가운데 코지마와 정식당이 지난해 별 1개에서 별 2개로 승급했다. 별 2개 이상을 받은 식당 중 한식이 아닌 곳은 코지마가 유일하다. 미쉐린 가이드는 ‘서울에서 가장 훌륭한 일본 요리를 제공하는 곳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2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 서울 발표회장을 찾은 코지마 박경재 셰프(47·사진)는 담담한 표정이었다. 그는 “30년 동안 이 길만 걸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남 신안군의 작은 섬인 우의도가 고향인 그는 어렸을 때부터 일식집을 하는 주위 친척이 많았다. 집에서도 오랫동안 고기잡이를 했다. 이런 환경에서 그가 생선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자연스러웠다. 그는 “바닷가 생활을 오래 해서 나에게 생선은 단순한 식재료이기보다는 어렸을 때의 추억이다. 그 덕분에 남들보다 생선을 좀 더 친숙하고 능숙하게 다루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졸업 뒤 본격적으로 일식집에서 일해보고 싶은 생각에 상경했다. 신라호텔 아리아케, 스시초희 등을 거쳐 2014년 지금의 코지마 문을 열었다. 그가 요리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식재료다. 그는 “지금까지 자연산 해산물만 사용했다. 양식과 자연산은 큰 차이가 난다. 대자연이 키워낸 재료의 맛과 질은 차원이 다르다”고 밝혔다.

내년 3월이면 그가 일식을 시작한 지 딱 30년이 된다. 그는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됐다고 해서 내가 하는 일은 변함이 없다. 내년에 별 3개를 따서 한 계단 올라서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스시를 내놓는 것만이 내 목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의 식당에서는 미쉐린 가이드 트로피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는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된 것은 좋은 일이고 감사하지만 내 요리의 본질은 교감이다. 나와 고객이 서로 신뢰감을 가지면서 정성을 쏟아 좋은 재료로 음식을 만든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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