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SEA FARM SHOW/바다가 미래다]<5·끝> 양식업의 스마트한 변신
수산물 양식 벤처기업인 네오앤비즈의 충남 당진시 양식장에서 관계자들이 수조에서 헤엄치는 뱀장어를 보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인공수정란에서 부화한 뱀장어가 다시 수정란을 만드는 뱀장어 완전양식에 성공했다. 당진=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국내 양식산업 규모는 1985년 2263억 원(78만7000t)에서 지난해 2조3400억 원(183만 t)으로 10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전통적인 1차 산업이었던 양식업은 최근 정보통신기술(ICT)과 생물공학기술(IBT),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융합하며 스마트 수출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 참전복 양식기간 6개월 앞당겨
문제는 참전복의 성장 속도가 느려 3, 4년은 키워야 출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수산과학원은 2004년 육종연구센터를 설립해 유전자 조작 없이도 참전복을 빨리 성장시키는 기술 개발에 매진했다. 오랜 연구 끝에 기존 참전복보다 6개월가량 빨리 수확할 수 있는 품종 개발에 성공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이전보다 17%가량 줄어든 연간 700억 원의 생산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해수부는 국내 전복품종이 수출되면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5년 기준으로 세계 전복 양식 생산량은 약 15만 t, 생산액은 11억 달러에 이른다. 국내 연구진은 수출을 위해 성장이 빠른 참전복뿐만 아니라 높은 수온에서도 잘 자라거나 질병에 내성을 가진 품종 등을 개발 중이다. 또 기술의 국외 유출을 막기 위해서 생식세포를 불임화시키는 등의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 뱀장어 완전양식 성공
지난해에는 뱀장어의 완전 양식에도 성공했다. 완전 양식이란 인공수정란에서 부화한 뱀장어가 다시 수정란을 생산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현재는 자연산 뱀장어를 잡아 7∼10개월 동안 키워 출하하는 불완전 양식으로 키운다. 이렇게 하면 자연환경 변화 등에 따라 잡을 수 있는 뱀장어 수가 달라지는 단점이 있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로 회유하는 뱀장어 규모가 불규칙해 공급의 절반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참다랑어 완전양식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연구에 착수한 지 5년 만에 총 4단계의 기술단계 중 3단계까지 개발했다. 32년 만에 완전양식에 성공한 일본이나 20년 이상 연구를 진행했는데도 2단계에 머물고 있는 호주와 스페인에 비하면 빠른 속도다.
능성어로 알려진 고급 어종 ‘붉바리’ 우량종자도 올해 9월까지 말레이시아로 약 10만 달러어치가 수출됐다. 붉바리는 다금바리와 함께 제주도 인근에서만 제한적으로 양식되거나 잡히는 고가의 물고기다. 국내에서는 kg당 18만∼20만 원, 홍콩에서는 kg당 15만 원에 거래된다. 따뜻한 동남아시아에서는 연중 양식이 가능하지만 종자 수급이 어려워 양식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붉바리 종자 생산에는 양식장 배출수를 정화해 다시 사용하는 최첨단 양식기술이 사용됐다. 이 방식을 사용하면 폐사율이 25%가량 줄어들고 적정 수온이 유지돼 성장이 빠르다.
○ 민물 어업과 6차산업 연계
정부는 바다 양식 기술뿐만 아니라 강이나 댐, 호수 등에서 양식을 하는 내수면(민물) 어업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해수부는 올해부터 2021년까지 5년간 내수면 어업에 1166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충북 괴산과 전남 화순에 조성된 내수면 양식단지는 2018년 이후 4곳으로 늘어난다. 이 양식단지들에는 미생물을 활용해 항생제나 살균제 없이 건강하게 물고기를 키우는 바이오플록(Bio-floc) 기술과 물을 정화해 재사용하는 순환여과 시스템 등 첨단 양식시설이 들어선다.
댐과 저수지에는 인공 산란장 200곳을 조성한다. 또 2018년까지 200억 원을 투입해 민물고기의 주요 소비지 인근에 전문 유통센터를 건립하고, 강원 산천어축제처럼 지역별로 특화된 어종을 축제와 연계해 관광산업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