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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비행기]장도빈 선생이 보훈처 해명을 들었다면…

입력 | 2017-11-13 03:00:00


4년전 러시아 극우세력에 의해 훼손된 연해주 ‘장도빈 선생 기념비’.

“장도빈 선생 기념비는 내용을 종합해 볼 때 독립운동과 관련한 내용이 전무하여 독립운동 관련 기념비로 볼 수 없다.”

최근 국가보훈처가 국정감사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 자료다. 앞서 러시아 연해주에 세운 독립운동가 산운 장도빈 선생(1888∼1963) 기념비가 4년 전 훼손됐으나, 담당 부처인 보훈처는 이를 파악하지 못한 사실이 올 8월 동아일보 취재 결과 드러났다.

보훈처는 “산운 기념비가 발해사 연구를 기념한 것일 뿐 독립운동 내용이 전무하므로 관리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과연 사실일까. 본보가 러시아 현지에서 직접 확인한 본문을 살펴보자. ‘장도빈은 대한매일신보 주필로 1911년 러시아 연해주로 망명, 블라디보스톡 권업신문의 주필로서 일본의 강점으로부터 한국의 해방을 위한 운동을 전개하였다. (하략)’

일제강점기 대한매일신보에서 항일 논설을 쓰다 1911년 연해주로 망명한 산운의 활동이 독립운동과 무관하다면 무엇이 독립운동인가. 1990년 정부가 산운에게 수여한 건국훈장 독립장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