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마약 성분 중 하나인 펜타닐. 사진=더선 캡쳐
이른바 ‘좀비마약’이라 불리는 신종 합성 약물을 투약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한 베트남 관광객이 서울의 한 가정집에 침입해 일가족을 물어뜯는 등 충격적인 행위를 저지른 일이 방송을 타면서 좀비 마약에 관한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투약 또는 복용 시 이성을 잃게 하고, 심각한 공격성을 띠게 하거나 환각증상 등 을 일으키는 합성약물을 일컫는 ‘좀비마약’은 국내에서는 생소한 존재이지만, 이미 미국에서는 지난 2016년 한 해에만 ‘좀비 마약’에 의해 사망한 사람이 약 2만 명에 달하는 등 피해가 심각하다.
특히 미국에서는 마약성 진통제 혹은 마취 보조제로 쓰이는 ‘펜타닐’에 의한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펜타닐의 강도는 모르핀에 비해 무려 50배~100가량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이하 현지 시각) 좀비약물 사태와 관련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펜타닐 성분이 포함된 오피오이드 진통제 등을 비롯한 마약성 약물 남용의 근절을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 내 유행하는 이 전염병은 국가적 차원의 공중보건의 위기”라며 “미국인으로서, 더 이상 이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마약성 약물 근절의 대책으로 미국의 최대 펜타닐 수출국인 중국에 대한 강경한 조치를 취할 것을 시사했다.
영국 더 선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미국 내 펜타닐 성분이 함유된 값싸고 치명적인 중국산 합성 오피오이드 진통제의 과포화 상태를 막기 위해 미국으로 수입되는 진통제의 검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중국 정부는 이러한 미국 정부의 강경한 대응에 국내 마약상을 단속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운 일이라며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또한 중국 정부는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좀비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된 펜타닐이 모두 중국산이라고 보기에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미국 정부의 주장에 선을 그었다.
이에 미국 워싱턴D.C뉴스는 “중국 정부는 미국의 화학제품 경쟁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값싼 펜타닐 수출을 허용한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중국산 펜타닐 미국 수입에 대해 언급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두 정상의 만남에 관심이 모아졌다.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국가주석과 펜타닐 공급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며 “우리는 이 마약 사태를 중단시킬 수 있는 조치를 함께 취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내에서 발생한 ‘좀비마약’사태의 가해자는 환각물질 ‘메틸렌디옥시피로발레론(MDPV)’을 주 성분으로 하는 ‘배스 솔트(bath salt)’라 불리는 신종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