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다음 주 신사옥 입주
신사옥에는 ‘루프 가든’으로 불리는 3개의 정원이 있다. 정원 위로 5, 6개 층이 뚫려 있어 건물의 모든 층에서 정원을 볼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13일 아모레퍼시픽그룹에 따르면 서울 중구 청계천로 시그니처타워에 근무하던 임직원들이 20일부터 순차적으로 용산 신사옥에 입주한다. 2014년 8월 착공한 신사옥은 1만4525m²(약 4400평) 부지에 지하 7층, 지상 22층 규모로 지어졌다. 설계비를 제외한 건축비만 5850억 원이 투입됐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전 직원 3500여 명은 올해 말까지 신사옥으로 모두 자리를 옮긴다. 준공식은 부대시설까지 입주를 끝내는 내년 6월쯤 열릴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은 같은 터전에 3번째로 사옥을 올린 용산 ‘터줏대감’이다. 아모레퍼시픽 창업주 서성환 선대 회장은 1945년 개성에서 창업했다. 1956년 초대 대한화장품협회장을 지낸 김동엽 동방화학 사장에게서 용산구 한강로의 땅을 사들여 사옥을 지었다. 1976년에는 같은 자리에 10층 규모 건물을 세웠다. 회사가 성장하고 직원이 늘면서 아모레퍼시픽은 2014년 또 한번 신사옥 착공에 들어갔다.
예술과 소통을 강조하는 서 회장의 경영 철학은 신사옥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를 ‘열린 공간’으로 꾸민 점에서 잘 드러난다. 일반적으로 건물 저층은 수익성을 고려해 상업적인 용도로 쓰인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는 전시실과 강연장 등이 들어선다. 경기 용인시의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작품들이 내년 상반기(1∼6월) 이곳으로 모두 옮겨진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시민들을 위해 고미술품에서 다양한 신진 작가들의 전시까지 다양한 기획전을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장품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이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내년 초 신사옥에는 아모레퍼시픽의 모든 브랜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매장과 식음료 판매시설이 들어선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관광객들이 한국 화장품에 관심이 높아 ‘K뷰티’ 체험을 하기 위해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을 찾는 이들이 많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서 회장은 “새로운 본사가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하는 ‘미(美)의 전당’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