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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알파고 vs 알파고 특선보… 공짜는 없다

입력 | 2017-11-14 03:00:00

○ 알파고 9단 ● 알파고 9단
9국 4보(53∼67)




백 ○가 강렬한 반격. 놓이고 보니 더 아픈 느낌이 든다. 흑은 53으로 일단 밖으로 탈출할 수밖에 없다. 외곽이 틀어막히면 아까 잡은 백 ○ 다섯 점을 다 놓고 따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앙의 흑 넉 점도 붕 떠 있는 상황이어서 탈출이 여의치는 않을 것처럼 보인다. 그 틈에 백 60이 놓이자 좌상 흑 석 점이 사실상 백의 수중에 떨어졌다. 좌하 백 ○를 잡은 것에 버금가는 이익을 취한 것.

흑 61로 어렵게 탈출의 길을 열어갈 때 백 62가 엉뚱한 붙임이자 응수타진. 흑 63과 교환돼 대단한 손해다. 알파고가 갑자기 에러를 일으킨 것일까.

하지만 이어 백 64를 본 프로기사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백 64는 흑을 틀어막자는 뜻. 흑이 반발하려면 흑 65, 백 66을 교환한 뒤 참고도 흑 1로 단수해야 한다. 그럼 흑 3으로 좌변 백을 잡을 수는 있는데 아까 잡아둔 백 5점은 12까지 흑 좌하 귀에서 크게 살아버린다. 아까 손해를 보면서도 62를 붙여둔 건 이런 수단을 보고 있었기 때문.

결국 흑은 67로 백 ○를 잡아둔다. 그러나 이것도 뒷맛이 남아 있다. 이렇게 되자 백은 좌상 석 점을 잡고 중앙도 두텁게 막아 백 ○를 잡힌 대가를 톡톡히 얻어냈다. 역시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