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탄생 100주년을 하루 앞둔 어제 서울 마포구 상암동 기념관 앞에선 동상 건립에 찬성하는 측과 반대 측 집회가 열렸다. 양측은 가벼운 충돌까지 빚었다. 높이 4.2m의 이 청동 동상은 세종대왕상을 만든 김영원 조각가의 작품이다.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은 ‘동상건립추진모임’이 제작한 동상 기증서를 전달받았다. 기념관은 시유지를 무상으로 빌려 쓰고 있어 서울시 심의를 거쳐야 동상을 세울 수 있다.
▷1917년 11월 14일 찢어지게 가난한 농촌마을에서 한 아이가 태어났다. 일제강점기에 굶주리며 사범학교를 다녔고, 만주군관학교와 일본 육사에 가기 위해 창씨개명을 해야만 했다. 그가 쿠데타를 해서 정권을 잡고 유신독재를 했던 것은 헌정 질서를 유린한 잘못된 일이다. 그러나 전란의 폐허 속에서 국민의 굶주림을 해결하고 정치 혼란을 바로잡을 리더십은 극히 취약한 상태였다. 박정희가 군사정변으로 집권한 뒤 수출 주도와 중화학공업 육성, 외자 도입 전략으로 우리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놓았다.
최영훈 논설위원 tao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