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2시29분 경북 포항 북구 북쪽 6km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5 지진으로 포항 한동대 인근 주택가에서 건물 외벽이 떨어져 내렸다.
15일 오후 2시 29분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북쪽 6km 지역에서 규모 5.4에 달하는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인근 창원시를 비롯해 서울 일부 지역에서도 건물이 흔들리는 등 지진이 감지됐다.
이날 발생한 지진은 지난해 9월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6 지진에 이어 1978년 시작된 국내 지진 관측 사상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1년 2개월 만에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다시 발생한 것 뿐 아니라 올 상반기 지진 발생 횟수가 예년보다 훨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더는 우리나라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높다.
또한 규모 3.0 이상의 지진 역시 8회로 예년 상반기 평균(5.8회)에 비해 더욱 자주 발생했다.
이처럼 최근 들어 지진 발생 빈도가 증가한 것과 관련 2011년 3월 일본 도호쿠 지방에서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라는 주장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은 일본 관측 사상 최대인 리히터 규모 9.0의 강진으로, 이는 세계적으로도 역대 4번째 규모에 해당한다. 당시 사망자와 실종자가 약 2만 명에 이르는 등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9·12 경주 지진 발생 이후인 지난해 11월 한국과학기자협회 빅 포럼에서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반도의 지진 유형이 바뀌었다”며 최근 잦아진 국내 지진 발생 빈도와 동일본 대지진의 연계성에 주목했다.
또한 동일본 대지진 이후 우리나라 연평도 인근 1cm, 울릉도 근해 약 5cm 정도가 동일본 방향으로 이동했으며, 이 같은 움직임에 따라 서로 다른 판이 부딪히면서 한반도가 지진 발생을 유발시키는 힘을 받는 양상으로 바뀌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한반도가 오히려 양쪽으로 당겨지는 힘을 받게 됐다며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반도 지각에 나타난 힘의 불균형으로 인해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추측했다.
지 연구원은 “한반도가 팽창력을 받으면 압축력이 해소돼 대규모 지진 발생 가능성은 오히려 낮아졌지만, 팽창력은 단층을 쉽게 벌어지게 하기 때문에 지진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으로 변했다”며 “규모 5.8의 경주 지진과 500회가 넘게 잇따른 여진도 팽창력에 의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태경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도 올 9월 열린 2017년 지진워크숍에서 “동일본 대지진으로 한반도 지각이 확장하면서 작은 임계압축응력(압축력을 받았을 때 수직으로 생기는 응력)에서도 지진이 유발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됐다”며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가 수도권에 미칠 가능성도 주목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