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LG전자
울산 찾은 차범근, 손흥민 활약에 흐뭇
손흥민(25·토트넘)은 자타공인 한국축구대표팀의 에이스다. 스포츠를 향한 국민들의 관심이 줄어드는 추세라지만, 여전히 축구대표팀의 공격수는 대한민국 모든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많은 주목을 받는 자리다. 많은 기대를 받는 만큼 경기력이 좋지 않을 경우에는 질타가 쏟아지기도 한다.
한동안 손흥민은 소속팀과 대표팀에서의 플레이 차이가 크다는 눈총을 받아왔다. 마음고생이 컸던 손흥민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2골을 터뜨리면서 그간의 부진을 훌훌 털어냈다.
경기가 끝난 뒤 선수용 출입구를 빠져나와 라커룸으로 향하던 손흥민은 자신의 이름을 부르던 중년 남성과 진한 포옹을 했다. 손흥민을 따뜻하게 맞이하며 끌어안은 이는 한국축구의 전설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었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차범근은 현역시절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통산 98골을 기록한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공격수였다. 1985∼1986시즌 레베쿠젠 소속으로 기록한 한 시즌 최다골 기록(19골)은 2016∼2017 시즌 손흥민(21골)에 의해 깨졌다. 이를 놓고 호사가들은 차범근과 손흥민 가운데 ‘누가 더 빼어난 공격수냐’며 설왕설래한다. 차범근은 최근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나 보다 손흥민이 더 훌륭한 선수”라고 추켜세웠다. 레전드 스타는 유럽 빅리그와 대표팀을 오가며 겪는 애환과 스트레스를 잘 이겨내고 있는 손흥민의 마음을 누구보다 알고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
차 전 감독과 손흥민의 진한 포옹 장면은 영상을 통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축구팬들에게 진한 감동을 안겼다. 손흥민은 1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도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비록 골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4차례의 위협적인 슛으로 이름값을 해냈다. 경기 뒤 손흥민은 “4개의 슛 가운데 1개라도 골로 연결했어야 했는데 아쉽다”며 멋쩍은 웃음을 짓기도 했다.
차 전 감독은 이날도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을 찾아 손흥민의 활약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손흥민은 차 전 감독과의 포옹 영상을 묻는 질문에 “자주 연락을 드리는 편이다. 늘 도움이 되는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신다. 나에게는 영웅이자 아버지 같은 분이다”고 설명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