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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여만에 5.0 이상 두번째… “규모 7 대형 지진 올 수도”

입력 | 2017-11-16 03:00:00

[포항서 규모 5.4 지진]전문가 “한반도 안전지대 아니다”




15일 오후 2시 29분 발생한 경북 포항 지진(규모 5.4)은 지난해 9월 12일 발생한 경주 지진(규모 5.8도)보다 규모는 작았지만 진동은 비슷했다.

경주 지진은 진원 깊이가 지하 11∼16km 부근인 반면 포항 지진은 9km로 추정하고 있다. 1978년 국내 지진 관측 이래 역대 최대 규모와 두 번째 규모의 지진이 1년여 간격으로 발생하면서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 5.0 이상 지진 잇달아 발생한 이유는?

기상청에 따르면 포항 지진은 파형 분석상 S파가 P파보다 더 크게 나타난 전형적인 ‘자연지진’이다. 이미선 기상청 지진화산센터장은 “주향이동 단층 활동으로 인한 지진이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주향이동 단층’이란 두 개의 지층이 좌우 방향으로 형성된 단층이다. 좌우 방향으로 비스듬하게 뻗은 이 단층이 축적된 힘에 의해 단층 왼쪽과 오른쪽이 수평으로 어긋나면 지진이 발생된다.

기상청은 포항 지진을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보고 있다. 이진한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올해 봄 일본 구마모토에서 일어난 지진 등 일본 쪽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경주 지진, 올해 포항 지진 등 앞으로 한반도에서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는 빈도가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5.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는 원인은 한반도 밑 유라시아판에 전달되는 응력(應力·seismic stress) 때문이다. 지진은 육지와 바다를 이루는 거대한 ‘지각판’이 서로 미는 힘에 의해 단층이 깨지면서 발생한다.

한반도는 유라시아판 왼쪽 부위 가운데 위치해 ‘지진의 안전지대’에 속한다. 반면 일본은 태평양, 필리핀, 유라시아판 등 각 지각판이 만나는 경계에 위치한 탓에 판과 판이 미는 힘의 영향으로 강진이 자주 발생한다.

문제는 일본 대륙 밑 각 지각판이 만나는 경계에서 쌓인 응력이 점점 주변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일본 주변 판 경계부 강진 발생→한반도 방향으로 응력 전달→한반도 단층에 응력 누적→한반도 지진이라는 ‘연쇄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히말라야 지역 밑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하는 힘 역시 주변으로 퍼지고 있다.

○ “규모 7.0 대형 지진 올 수도”

이번 지진의 명확한 원인을 찾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최근 2, 3년간 지진의 추세를 볼 때 향후 규모 7.0가량의 대형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우선 포항 지진의 여진은 수개월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규모 2.0 이상의 여진만 30차례 이어졌다. 특히 경주, 포항, 울산 등 경북지역에는 젊은 활성단층이 많다. 한반도와 일본이 분리돼 동해가 만들어질 때 동해안, 영남지역에 젊은 단층들이 다수 형성됐기 때문이다. 젊은 단층들은 지각이 약해 힘을 받으면 잘 움직인다.

지질학적 데이터로 봐도 한반도는 400∼500년 주기로 규모 7.0 이상의 대지진이 왔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1643년 울산 등 경상도 남동부에서 7.0 이상으로 추정되는 강진이 발생했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약 400년 동안 큰 지진이 발생하지 않은 만큼 응력이 누적돼 있다”며 “경주, 포항 지진보다 더 큰 지진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지진은 관측이 시작된 1978년 이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1978∼98년 지진 횟수는 연평균 19.2회였지만 1999∼2015년 지진 발생 횟수는 연평균 47.8회로 2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한반도에는 숨은 단층이 많다. 지진을 일으킬 만한 단층을 찾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종 zozo@donga.com·유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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