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도 무임수송 국비보전 토론회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도시철도 무임수송비용 국비 보전을 위한 시민토론회’에 나온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의 말이다. 이날 첫 발제자로 나선 유 교수는 “지난해 말 기준 65세 이상 지하철 무임승차는 비용편익분석(B/C)이 1.4로, 100원을 투자해 140원을 얻는 셈”이라며 이렇게 설명했다.
65세 이상의 전철 무임승차로 생기는 적자를 국비 보전받기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이 ‘마지막 라운드’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9월 무임승차 적자를 국비로 보전하는 내용을 담은 ‘도시철도법 개정안’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하는 등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자 교통복지의 직간접 효과를 적극 강조하고 나섰다. 일종의 포지티브 전략으로 전환한 것이다.
유 교수와 한국교통연구원 최진석 철도안전·산업연구센터장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지하철 무임수송에 드는 비용이 지난해 기준 1922억 원이다. 반면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편익은 2362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전국 65세 이상의 43.8%가 “경로무임승차제도가 폐지되면 외부활동을 자제하겠다”고 응답한 보건복지부 2013년 조사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이들이 외부활동을 자제할 때 생기는 비용들을 보건복지부 ‘노인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계산했다. 예컨대 외부활동이 많은 집단과 적은 집단으로 나눠 지역별 자살시도율을 살핀 결과 서울에서는 외부활동이 적은 노인의 자살시도율이 2.73%로 외부활동이 많은 노인(1.90%)보다 높았다.
유 교수는 65세 이상 무임승차 정책으로 한 해 노인 자살자 81명, 우울증 환자 6만6742명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함으로써 교통사고 사망자와 부상자가 줄어들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으며 의료비 절감액도 1340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이대현 교통기획관은 이런 분석을 토대로 “도시철도를 무료로 이용해 어르신 건강이 증진되면 그 수혜자는 바로 정부다. 따라서 정부가 무임승차 비용을 보전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센터장은 “지하철 무임승차와 같은 교통복지는 비용에 비해 사회경제적 파급효과가 상당히 크다”며 “‘100원 택시’처럼 도시철도가 없는 지역에도 시행할 수 있는 교통복지정책을 다양하게 논의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