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요트탈래’ 김건우 대표 대학생 시절 유럽서 인상적 경험 마리나항만 규제완화법 통과되자 개인요트 임대해 숙박과 결합… 창업 1년새 매출 3배로 늘어
요트숙박업체인 ‘요트탈래’의 김건우 대표는 해양레저 분야의 박사과정을 밟던 중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자 요트숙박업에 뛰어들었다. 요트탈래 제공
부경대 해양스포츠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던 김 대표가 2015년 하반기(7∼12월)부터 요트숙박 사업에 뛰어든 결정적인 이유는 정부의 규제 완화 덕분이다. 당시 해양수산부는 ‘마리나항만의 조성과 관리 등에 대한 법률’을 개정해 개인 소유 요트에서 숙박업을 할 수 있게 했다.
대학생 시절부터 해양레저 분야를 공부해 오던 그는 인근 부산 수영만에 밤이나 겨울에는 거의 운항하지 않는 요트가 많다는 점을 떠올렸다.
대다수 요트 선주는 겨울에 요트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선박주차비 격인 계류비를 내야 한다. 정박한 요트를 돈 주고 빌리겠다는 김 대표의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문제는 수요였다. 펜션에서 놀듯이 요트에서 하룻밤 자는 것에 관심이 있을지 자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걱정은 금세 사라졌다. 지난해 초 홍보 활동을 별도로 하지 않고 국내의 에어비앤비(Airbnb)를 통해 요트 숙박객을 모집했더니 일주일에 10건의 신청이 들어왔다. 김 대표는 2016년 봄이 되자 해양레저스포츠 분야를 함께 공부하던 선후배들과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선주들로부터 임차를 하는 것 외에 주변 지인들의 투자를 받아 직접 요트도 구매했다. 현재 20척의 요트에서 투어 및 숙박업을 하고 있다. 2016년 1억 원 수준이던 매출이 올해는 3억 원으로 올랐고 내년에는 10억 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국내 최초로 요트산업에 공유경제 개념을 도입한 김 대표의 사업 모델은 정부에서도 주목받았다. 2015년 ‘창조관광공모전’에서 수상한 그는 지난달 말 열린 ‘2017 관광중소기업 모의 크라우드펀딩 대회’에서 장관상을 타기도 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 수년 이내에 국내에 요트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년 여름에 부산에 몰려와 해운대나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즐기던 관광객이 요트에서의 선상 파티와 요트투어 및 숙박 등 색다른 경험을 즐길 날이 머지않았다는 것이다. 이미 부산 외에도 인천과 통영 거제 속초 등에서 김 대표처럼 요트숙박에 뛰어드는 개인 선주가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해수부 설문에서 숙박업이 가능한 요트(약 1만 척) 선주의 16.7%(약 1670척)가 요트를 숙박용으로 대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요트숙박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선주의 30%가 숙박업에 뛰어들 의사가 있는 것으로 김 대표는 보고 있다. 그는 “우리는 요트를 타려는 사람과 선주들을 연결해 주는 요트 공유경제의 플랫폼 사업자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요트대여업 시장은 2020년경 5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