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동아일보
일본 도쿄대학교 지진해일연구소의 박진오 교수는 16일 지난해 경주 규모 5.8 지진과 전날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의 양상을 살펴봤을 때, 향후 동해 해저면에서 지진이 발생해 해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이날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경주 지진과 포항 지진의 관계를 보면 지진이 양산단층대를 따라서 남서쪽에서 북동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 상태가 그대로 가면 양산단층의 동해바다 쪽 연장선, 저는 그 지역을 울릉분지라고 부르는데 울릉분지의 대륙사면을 따라서 향후 이번 포항지진과 유사한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양산단층은 포항에서 시작해 경주와 부산, 경남 양산까지 이어지는 단층으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활성단층’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는 “울릉분지의 대륙사면, 즉 해저면이 붕괴할 경우 해저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고 그런 대규모 해저산사태는 바로 쓰나미를 일으킬 수 있다”며 “그런 쓰나미는 우리나라 동해안에 위치한 원전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잠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굉장히 무서운 시나리오’라는 진행자의 말에 박 교수는 “실제로 걱정하고 경계해야 할 것”이라며 “아주 작은 가능성이라고 할지라도 아주 보수적으로 최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쓰나미 연구를 위한 인력 양상이 시급하며, 육상뿐 아니라 바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지진도 포함해 지진을 조사할 수 있는 관측 인프라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규모 5.8의 경주 지진과 이번 포항 지진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2011년 규모 9.0의 동일본 대지진 영향으로 아시아 전역에서 지진을 일으키는 에너지 활성단층에 축적된 힘의 불균형 때문에 양산단층을 비롯한 주변의 파생단층의 활성도가 증가했다”며 “이것이 작년 경주지진과 이번 포항지진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양산단층대의 북동쪽 혹은 남서쪽에 있는 연장선에서 앞으로 지진이 더 일어날 수 있다”며 “(포항 지진은) 경주 지진보다 북동쪽 연장선에서 발생했다. 양산단층의 길이가 130km 된다고 하는데, 양산단층대의 다른 단층대에서도 또 다른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특히 이번 포항의 규모 5.4 지진을 ‘본진’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앞으로 2~3일이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교수는 이어 ‘연쇄 지진’ 가능성도 언급하며 “작년 4월 일본 규슈(九州) 구마모토(熊本)에서 커다란 지진이 연쇄적으로 발생했다. 4월 14일에 규모 6. 5지진이 발생했고 하루 뒤 규모 6. 4, 이틀 뒤인 16일에 규모 7.3의 지진이 연쇄적으로 발생했다”며 “그 지진 자체는 양상단층에서 일어났던 이번 지진과 아주 유사한 성질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양산단층과 같은 단층의 경우 연쇄적으로 지진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2~3일을 최대한 경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