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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진 피해 ‘필로티 구조 건물’ 사진 경악 …“건물정보 無·내진보강 요원”

입력 | 2017-11-16 10:27:00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15일 온라인에선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으로 기둥이 거의 주저앉은 건물 사진이 확산했다. 특히 누리꾼들은 건물을 지탱하는 기둥이 대부분 부서져 철근의 힘으로 겨우 버티는 지진 피해 사진에 경악했다. 기둥으로 건물 전체나 일부를 지표면에서 띄워 지상층을 개방시킨 구조로 지은 ‘필로티 구조’ 건물이었다.

서울시는 ‘건축물 내진 기능 자가점검’을 통해 지진에 취약한 건축물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 가지로 꼽히는 ‘필로티 구조’는 지상에 기둥이나 내력벽만 두고 개방해놓은 건축 형식이다.

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는 필로티 구조 건물 지진 피해 사진은 그 심각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지난해 4월 일본 구마모토 지진 때 피해를 입은 콘크리트 구조물 대부분도 필로티 구조였다.

서울시 ‘건축물 내진 기능 자가점검’


서울시 ‘건축물 내진 기능 자가점검’



‘필로티 구조’의 건축물은 기둥에 상부 구조를 받치는 힘이 전부 쏠린다. 지진이 발생할 경우 수평으로 가해지는 압력까지 더해져 기둥 상부에 균열이 가고 건물이 무너지게 된다. 이 때문에 일반 건축물보다 기둥이 하중을 2배 이상 견디도록 설계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필로티 구조의 건축물이 많은 편에 속한다. 대다수의 필로티 건물에선 1층 주차장·판매시설, 2층부턴 주거용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지진 피해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다. 건축도시공간연구소 관계자는 지난해 9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진에 취약한 필로티 형식의 주거용 건축물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필로티 하중 강화를 위한 특별 지진 하중 적용은 의무화돼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정광량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회장은 지난해 11월 국민안전처 주최 ‘국가지진방재 민·관 합동 토론회’에서 “지진에 가장 취약한 건축물이 필로티(1층 기둥·주차장) 주택인데,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필로티식 다세대 주택이 있다”면서 “더 심각한 문제는 기건축된 건물에 대해선 어떤 구조·자재로 만들어져 있는 지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어 내진 성능 보강을 위한 비용·기술을 짐작조차 할 수가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