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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1위 민서 ‘좋아’ , 작곡은 재활용·뮤비는 PPL…‘저비용 고효율’ 끝판왕

입력 | 2017-11-16 14:36:00

민서 ‘좋아’  사진=미스틱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6월 공개된 가수 윤종신의 ‘좋니’의 정식 답가인 가수 민서의 ‘좋아’가 16일 각종 음원 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 공개된 윤종신의 월간 프로젝트 ‘월간 윤종신’ 11월호인 ‘좋아’는 앞서 공개된 ‘좋니’의 후광에 힘입어 원곡 못잖은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공개 직후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좋아’는 음원차트 역주행이라는 기록을 선보인 ‘좋니’의 원곡 멜로디를 그대로 가져온 대신, 여자의 심정을 대변하는 가사에 맞도록 가사를 바꾸었다. 또한 윤종신이 아닌 신인 여가수 민서의 담담하지만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원곡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좋아’는 원곡 ‘좋니’를 부른 가수이자, 민서의 소속사 미스틱엔터테인먼트의 수장인 윤종신의 ‘가성비’ 전략이 제대로 통한 것으로 볼수 있다. 직접 작사하고 부른 자기 히트곡에 가사만 바꿔(좋니의 작사가 역시 윤종신) 소속사 신인가수 민서에게 줘 이름을 알림과 동시에 원곡 후광에 힘입어 차트 1위라는 성과를 거뒀다.

 윤종신은 대중에게 친숙한 ‘좋니’의 멜로디 전체를 그대로 가져와 청자가 거부감없이 가사에 몰입할 수 있게 했다.

가사 역시 마찬가지다. ‘좋니’의 인기에는 다소 찌질해 보이지만 이별 후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해 낸 가사가 한 몫 했다. 때문에 일부를 바꾸긴 했으나 ‘좋아’의 가사 역시 원곡의 가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바뀌었다.
 
예를 들어 ‘너무 힘들었잖아→너무 힘들었다며, 그 허전함을 견뎌 내기엔→서로 다름을 견뎌 내기엔,  좋으니 사랑해서 →좋아 사랑해서, 뒤끝 있는 너의 예전 남자친구일 뿐→뒤끝 없는 너의 예전 여자 친구일 뿐’ 등 어미를 바꾸거나 몇몇 단어를 반대말로 대체하는 방식을 통해 ‘좋아’의 가사를 완성했다. 아울러 자신의 히트곡이 다시 한 번 회자되게끔 하는 부수 효과도 얻었다.

저비용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LF의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가 ‘좋아’의 뮤직비디오에 의상협찬을 진행하는 등 뮤직비디오 제작 관련 PPL(간접광고)로 돈을 아꼈다.

기업의 입장에서 봤을 때 인기가 보장된 곳에 투자를 하는 것은 자사 제품의 홍보 효과에 당연히 도움이 될 것이며, 윤종신 측 입장에서 보더라도 협찬을 통한 뮤직비디오 제작 시 비용 측면에 있어 이점이 있으니 양 측 모두가 윈윈(win-win)하는 제안이었을 것이다.

예상대로 ‘좋아’는 16일 오후 2시 27분 기준 주요 음원 사이트 멜론, 벅스, 소리바다 등 인기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우려먹기’ 또는 ‘자가 복제’ 라고 보는 시각도 있으나, 비용 대비 최고의 효율을 자랑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반박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