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에 따라 연결을 끊을 수 있다는 게 워키토키(무전기)의 미덕이죠. 스마트폰이 있었다면 모든 걸 처음부터 다시 써야 했을 거예요.”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미국의 SF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의 프로듀서 숀 레비는 과거를 소재로 한 드라마가 훨씬 쉬웠다고 말한다. 공동 제작자인 더퍼 형제도 “휴대전화가 없었던 과거엔 집 밖으로 나가면 완전한 자유의 상태였다”며 맞장구를 쳤다.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도 드라마를 쓸 때면 스마트폰을 없애버리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고 했다. 모든 것을 터치 몇 번이면 알 수 있는 시대에 미스터리는 이제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게 된 것인가. 새로울 것 없는 ‘기묘한 이야기’가 예상 밖 성공을 거둔 건 믹스 테이프, 오락실, ‘고스트 버스터즈’ 같은 과거의 추억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가 언젠가 잃어버린 미스터리에 대한 향수일지도 모르겠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