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연기시킨 포항 지진]대입 전형 일주일씩 ‘도미노 연기’ 서울 자사고-특목고 입시도 미뤄져… 대학들 “일정 꼬여 준비 쉽지않아”
교육부가 대학들에 대입 전형을 모두 7일씩 연기할 것을 요청하면서 대학가에 비상이 걸렸다. 얼핏 보면 날짜만 뒤로 미뤄지는 듯 보이지만, 대학별 고사 장소 섭외부터 출제위원 확보까지 사실상 모든 계획이 꼬이게 됐기 때문이다.
16일 주요 대학 입학처장들은 모처에서 만나 대응책 마련에 머리를 맞댔다.
당장 대학별 논술고사만 놓고 보더라도 각 대학은 출제에 참가하는 교수나 고교 교사의 일정을 다시 다 맞춰야 하게 됐다. B대학 관계자는 “출제 이후 해외 학회 참가나 강의 일정이 잡혀 있던 교수도 많아 난감하다”고 전했다. 이미 출제가 시작된 대학들은 일주일 더 길어진 출제위원 격리 및 문제 보안관리가 큰 숙제로 떠올랐다. 교수들의 ‘감금’이 길어지면 대학 재학생들의 강의 및 평가 등 학사관리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학별 고사 당일 사용할 건물 선정 계획부터 시험 관리에 투입할 교직원 등 현장관리 인력도 모두 새로 짜야 한다. 한 대학 입학처 관계자는 “수험생들 질문도 굉장히 많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담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평년에도 매번 시험장을 잘못 찾거나 일정을 착각하는 수험생이 있는데 올해는 상당수 학생이 이런 실수를 해 대입 기회를 놓칠 것으로 보인다”며 “대학도 적극적으로 홍보하겠지만 수험생도 변경된 일정을 꼼꼼히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모든 조치엔 비용이 뒤따른다. 한 대학 관계자는 “올해 교육부의 대입전형료 인하 압박에 대학들의 재원마저 팍팍해진 상황”이라며 “예년보다 두세 배 늘어날 대입전형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