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조분야 권위 도쿄농대 분석 결과 “효모-유산균 요구르트만큼 함유… 니혼슈-와인보다 맛-영양소 풍부”
16일 막걸리 일일 명예홍보대사로 임명된 일본 연예인 스즈키 나나(왼쪽)가 막걸리를 주재료로 칵테일을 만드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16일 오전 일본 도쿄(東京) 데이코쿠(帝國) 호텔 행사장. 도쿄농대 주류학연구실의 가즈오카 다카유키(數岡孝幸) 교수는 마이크를 잡고 “보통 술에는 둘 다 포함돼 있지 않은데 매우 특징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쿄농대는 일본 양조 분야에서 권위 있는 대학이다. 가즈오카 교수 등은 농림수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의뢰로 8∼10월 생막걸리 4종을 포함한 한국산 막걸리 11종을 집중 분석했다. 일본 연구팀이 막걸리 성분을 분석해 발표한 건 처음이다.
3대 영양소 중 하나인 단백질은 니혼슈의 2.8배, 와인의 5.5∼11배에 이르렀다. 비타민의 일종으로 유전자(DNA) 합성, 적혈구 형성 등에 필요한 엽산도 니혼슈의 11배, 와인의 5.5배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슈, 와인에 비해 맛과 영양소의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뜻이다.
aT 도쿄지사의 김호동 지사장은 “한국에선 막걸리에 대해 많은 연구가 진행됐지만 일본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 결과를 계기로 일본 소비자에게 막걸리의 맛과 효능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막걸리는 2000년 이후 한류(韓流) 붐과 함께 인기를 끌어 2011년 수출액이 4800만 달러(현재 환율로 약 530억 원)나 됐다. 하지만 이후 한일관계 악화 등으로 지난해는 680만 달러(약 75억 원)에 그쳤으며 올해도 전년 대비 소폭 줄었다.
aT는 이날 일본 유명 모델 겸 탤런트 스즈키 나나(鈴木奈¤)를 일일 명예홍보대사로 임명하고 일본에서 제2의 막걸리 붐을 일으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스즈키는 “2년 전 처음 맛보고 이렇게 맛있는 술이 있나 싶었다. 한국 음식을 좋아해 남편과 자주 한국 식당에 가서 막걸리를 마신다”며 ‘막걸리 최고’를 외쳤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