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판 커버스토리]남재준-이병기 前국정원장은 구속 檢, 이병호 구속영장 재청구 검토 이병기 “최경환에 1억 전달” 자수서
집으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상납한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병호 전 국정원장이 17일 오전 3시경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의왕=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이병호 전 원장은 전날 영장심사에서 특활비 상납 경위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하던 대로 계속 해달라’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전임 국정원장들처럼 특활비 상납 관행을 유지하도록 지시했다는 의미였다. 앞서 이병호 전 원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양석조) 조사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도주와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반면 남 전 원장은 영장심사에서 특활비 청와대 상납 경위에 대해 “누군가 청와대에 돈을 줘야 한다고 했지만 누가 말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안봉근 전 대통령국정홍보비서관이 돈을 달라고 한 것 같다”는 식으로 애매하게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병호 전 원장을 19일 다시 소환 조사한 뒤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병호 전 원장이 이병기, 남 전 원장에 비해 혐의가 가볍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세 명 중 재임 기간이 가장 길어 청와대 상납액이 25억 원으로 가장 많고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청와대가 실시한 여론조사 비용 5억 원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이에 이병호 전 원장 측은 “정치 개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법원이 영장심사에서 인정했다”며 반박했다.
강경석 coolup@donga.com·이호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