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 아이들 ‘영웅’을 찾아]<6·끝> ‘고봉민 김밥人’ 고봉민 씨
우연한 기회에 소액 기부를 시작해 7년째 기부를 이어오고 있는 고봉민 ㈜케이비엠 감사가 16일 부산 해운대구 본사 앞에서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고 있다. 부산=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이듬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부산지역본부의 한 직원이 고 씨 가게의 단골손님이 됐다. 고 씨 부부가 직접 개발한 ‘돈가스 김밥’이 부산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때다. 이 직원은 부산 지역 언론에 고 씨 가게를 ‘맛집’으로 추천했다. 기사가 나간 뒤 가게 매출은 날개를 달았다. 고 씨는 그 직원에게 고마운 마음에 매달 10만 원씩 어린이재단에 기부를 약정했다.
기부를 시작한 이후 ‘돈가스 김밥’이 부산에서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가맹점을 내달라는 문의가 빗발쳤다. 고 씨 부부는 주식회사(케이비엠)를 설립해 프랜차이즈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아주 적은 금액으로 기부를 시작했는데 저에게 더 크게 돌아온다는 것을 알았어요. 기부를 하면 할수록 장사도 잘되고 일이 잘 풀리더라고요. 기부를 하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생긴다는 걸 믿게 됐습니다.”
고 씨는 자신에게 기부는 “부적과도 같다”고 했다. 고 씨가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일이 생길 수 있으니 소액이라도 꼭 기부를 시작하라”며 기부 전도사로 나선 이유다. 고 씨는 올해 6월 네팔에 다녀왔다. 지난해 네팔 지진 당시 무너진 학교를 재건하는 사업에 써 달라며 400만 원을 기부했는데, 실제 학교가 어떻게 세워졌는지 보고 현지 아이들도 만나고 싶어서다.
고 씨는 “직접 가서 현지 사정을 둘러보니 한국에서 생각한 것 이상으로 상황이 열악했다”며 “특별히 좋은 건물이 들어선 것도 아닌데 선생님과 아들이 너무 좋아하는 모습에 마음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고 씨가 또 한번 기부를 늘려야 하는 이유를 찾은 순간이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고액후원자 모임 ‘그린노블클럽’ 참여를 희망하는 후원자는 재단 상담센터(1588-1940, www.childfund.or.kr)로 문의하면 된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