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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순병 “25세 오○○입네다”

입력 | 2017-11-22 03:00:00

19일경 의식회복… 南노래 틀어줘
21일엔 “먹을것 달라, TV 보고싶다”… 한국영화 보여주고 병실에 태극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북한 군인이 의식을 회복한 뒤 의료진에 자신의 이름과 나이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 21일자 A1면 참조

21일 복수의 정부 및 병원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군인은 19일 전후 의식을 회복한 뒤 치료받고 있는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의료진에 비교적 알아들을 수 있는 발음으로 “25세이고, 오OO입네다”라고 신분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오 씨는 그러면서 “여기가 남쪽이 맞습니까?” “남한 노래가 듣고 싶습니다”라며 의사소통을 이어갔다.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은 실제로 노래를 들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오 씨는 북한군 내 정확한 소속과 직책, 출신 등에 대해선 아직 말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 씨는 21일엔 “TV를 보고 싶다”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먹을 것을 달라”거나 “여기가 아프다”며 구체적인 신체 부위도 지목하는 등 상태가 많이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 관계자들은 오 씨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한국 영화를 틀어주고 남한에 있음을 알려 주려고 병실 내 잘 보이는 곳에 태극기도 걸어뒀다고 한다. 주치의인 아주대 이국종 교수는 2011년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을 치료했을 때도 의식 회복을 돕기 위해 병실에 태극기를 걸어뒀다.

인공호흡기를 벗은 오 씨는 산소공급용 마스크를 쓴 채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수술 후 봉합 부위가 터지는 등 상태가 나빠지면 호흡기를 다시 달아야 할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 이 정도까지 회복된 환자가 권역외상센터에서 (치료 도중) 사망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진을 투입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예방 치료를 병행할 예정이다. 오 씨는 간혹 횡설수설하는 등 다소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보이고 있다. 의료진은 일반적인 수술 후유증일 가능성과 함께 PTSD의 전조 증상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효주 hjson@donga.com·조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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