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경 의식회복… 南노래 틀어줘 21일엔 “먹을것 달라, TV 보고싶다”… 한국영화 보여주고 병실에 태극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북한 군인이 의식을 회복한 뒤 의료진에 자신의 이름과 나이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 21일자 A1면 참조
21일 복수의 정부 및 병원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군인은 19일 전후 의식을 회복한 뒤 치료받고 있는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의료진에 비교적 알아들을 수 있는 발음으로 “25세이고, 오OO입네다”라고 신분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오 씨는 그러면서 “여기가 남쪽이 맞습니까?” “남한 노래가 듣고 싶습니다”라며 의사소통을 이어갔다.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은 실제로 노래를 들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오 씨는 북한군 내 정확한 소속과 직책, 출신 등에 대해선 아직 말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 씨는 21일엔 “TV를 보고 싶다”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먹을 것을 달라”거나 “여기가 아프다”며 구체적인 신체 부위도 지목하는 등 상태가 많이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 관계자들은 오 씨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한국 영화를 틀어주고 남한에 있음을 알려 주려고 병실 내 잘 보이는 곳에 태극기도 걸어뒀다고 한다. 주치의인 아주대 이국종 교수는 2011년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을 치료했을 때도 의식 회복을 돕기 위해 병실에 태극기를 걸어뒀다.
손효주 hjson@donga.com·조건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