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슈 워치 스튜디오 내 고급무브먼트 조립을 담당하는‘다쿠미 스튜디오’의 모습.엔지니어들이 무브먼트를 케이스와 조립하는 데 한창이다.
세이코가 전 세계 매체들을 초청해 주요 생산시설을 공개한 ‘세이코 미디어 익스피리언스 2017’ 프로그램에 국내 매체로는 유일하게 동아일보가 다녀왔다.
한 엔지니어가 그랜드세이코의 ‘쿼츠 캘리버9F’ 무브먼트를 조립하고 있다. 캘리버9F는 연간 오차가 -10∼+10초로 높은 정확도를 보인다.
신슈 워치 스튜디오에서는 쿼츠뿐 아니라 세이코가 직접 개발한 ‘스프링 드라이브’의 무브먼트(시계 작동 장치)를 제작하고 있다. 부품의 제작, 조립 조정까지 모든 공정이 이곳에서 한번에 이뤄진다.
스프링 드라이브는 기계식 시계처럼 메인 스프링에 의해 구동되면서도 쿼츠 시계만큼 정확성을 높인 시계다. 1977년 요시카즈 아카하네라는 엔지니어가 연구개발을 시작해 28년이 흐른 2005년에야 첫선을 보였다. 이른바 ‘영원 불변의 시계(Everlasting watch)’다. 스프링 드라이브는 감겼다 풀리는 힘으로 기계식 시계를 움직이는 메인 스프링을 더욱 얇고 길게 만들었다. 동력과 정확성을 함께 높였다. 그 덕에 72시간이라는 긴 파워리저브(임계시간)를 자랑한다.
세이코가 자체 개발한 시계 ‘스프링 드라이브’의 SBGA211 모델.
시계 생산은 철저히 분업화돼 있었다. 조립된 무브먼트는 다른 장소로 옮겨져 케이스, 케이스백과 합쳐졌다. 다른 한쪽에서는 시침, 분침, 초침을 다이얼과 수평으로 맞추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다이얼 위에 붓으로 파란색 인덱스를 정확하게 그려 넣는 직원의 모습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바로 옆에서는 시계 검수가 한창이었다. 스트랩을 장착하지 않은 시계를 물속에 넣어 내부가 뿌옇게 되는지, 혹은 기압을 높여도 견뎌내는지 등을 테스트한다. 여기서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면 스트랩을 장착하는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다쿠미 스튜디오의 한 엔지니어가 현미경을 통해 미세한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세이코 제공·시오지리=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외관을 아름답게 하는 ‘폴리싱’ 기술들
자라쓰 폴리싱은 H자 형태를 닮은 케이스의 측면 부분을 빠르게 돌아가는 주석판 위에 문지르는 작업이다. 특정 각도로 케이스를 문질러야 하는 정밀 기술인 만큼 20년 이상 경력을 가진 장인들만이 담당할 수 있다. 자라쓰 폴리싱을 마치고 나면 그 면은 평평하고 거울처럼 빛나는 표면으로 바뀐다. 투어를 동행한 이마이 히로카즈 씨는 “더욱 날카로워 보이기 위한 처리”라고 설명했다.
‘실크 선레이(Silk Sun-Ray) 다이얼’ 제작 과정도 흥미로웠다.
투박했던 금속판(왼쪽)이 장인의 손을 거치면 태양빛이 퍼지는 듯이 빛나는 실크 선레이 다이얼로 바뀐다.
시오지리=박은서 기자 cl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