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공동경비구역(JSA)를 통해 귀순하다가 총상을 입은 북한 병사를 치료 중인 이국종 아주대병원 경기남부 권역외상센터장(교수)은 22일 귀순 병사의 수술 후 경과를 전하면서 “영화 이야기, 걸그룹 이야기를 나눴다. 걸그룹을 좋아하더라”고 말했다.
이국종 교수는 이날 2차 브리핑 일문일답 과정에서 “환자가 먼저 노래를 틀어달라고 한 것은 아니고, 가볍게 남한 이야기를 나누며 음악 관련 이야기를 주고받았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기관 삽관을 제거하면 환자가 정신을 못 차리고 미친 사람처럼 행동하기 때문에 적당한 자극을 줘야 회복에 도움이 된다”며 “어제부로 TV와 음악을 틀어줬다. 뉴스를 보면 지나친 자극을 받을 거라는 판단에 TV 채널 선택권은 주지 않고 영화 전용 채널을 틀어주고 있다. ‘CSI’ 등 미국 드라마와 영화를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이국종 교수는 귀순 병사의 신원과 관련한 언론 보도에 대해 “만 24세, 한국 나이 25세로 오모 씨가 맞다”며 “통상 같은 또래의 대한민국 청년과 피부 상태가 좀 달랐다. 악수해보니 UDT(해군특수전전단) 대원처럼 손 가죽이 빨래판처럼 단단했다”고 밝혔다.
소속 부대와 하는 일, 계급 등에 관한 질문엔 “전혀 물어보지 않았다”며 “영화 ‘트랜스포터’를 같이 잠깐 봤는데, 주연 배우 제이슨 스타뎀이 빠르게 운전하니까 자기도 운전을 했다고 하더라.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듣는 거지 (북한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먼저) 묻지 않는다”고 답했다.
귀순 병사의 ‘운전했다’는 말 뜻을 묻는 질문엔 “(군에서 운전했다는 건지, 운전 자체를 할 수 있다는 건지는 정확하게 모르지만) 운전했다는 뜻”이라며 “‘왜 도랑에 빠졌느냐’고 물어보니 그 말은 잘 못 알아듣더라. 그 질문하고 아차 해서 ‘미안하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국종 교수는 그러면서 “환자는 사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