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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휴대전화 위치정보 이용자 몰래 수집

입력 | 2017-11-23 03:00:00

안드로이드폰 위치서비스 꺼도 기지국 정보를 본사로 전송
구글 “단순한 기능개선 목적, 저장 안해… 11월부터 금지할 것”




구글 안드로이드폰이 고객의 동의 없이 개인 위치정보를 구글 본사로 전송한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사용자가 안드로이드폰의 위치 서비스를 끈 상태에서도 정보 수집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사생활 등 개인정보 침해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시장에서 10명 중 7명이, 국내에서는 10명 중 8명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

21일(현지 시간)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버지 등에 따르면 구글은 올 초부터 사용자가 위치정보 서비스를 꺼놓은 상태에서 사용자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안드로이드폰을 통해 고객의 위치정보를 수집해 왔다. 또 스마트폰 설정을 초기화해서 위치 서비스를 차단한 뒤에도 위치정보가 본사로 전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코리아 측은 “올 1월부터 안드로이드 OS를 개선하기 위해 관련 정보를 수집했다”며 관련 사실을 시인했다. 이어 “이달부터 이런 수집행위를 금지할 계획이며 기지국 데이터 수집 기능을 제거할 수 있는 업데이트 프로그램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위치정보 서비스는 애플리케이션에서 사용자의 정확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구글 맵 등에서 고객 위치를 파악하는 데 사용된다. 특정 지역 방문 시 쿠폰을 제공하는 타깃 광고처럼 위치정보를 마케팅에 활용할 때 큰 수익을 낼 수 있다.

일각에서는 구글의 고객 개인정보에 대한 잇단 월권이 마치 ‘빅브러더’를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글은 2010년 인터넷 지도 서비스인 ‘스트리트 뷰’ 제작 과정에서 거리 곳곳을 촬영하면서 지도정보 외에도 인근 국내 와이파이(Wi-Fi)망을 통해 불특정 다수 사용자의 e메일과 비밀번호까지 불법으로 수집했다. 당시 한국 경찰은 구글코리아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지만 데이터는 이미 구글 본사로 넘어가 제대로 수사를 못하다가 해외에서 유사 사건에 대한 과징금 부과 움직임이 일자 방통위가 재조사를 시작해 2014년 과징금(2억1230만 원)을 부과했다. 올 10월에는 구글의 인공지능(AI) 스피커인 ‘구글 홈 미니’가 사용자의 대화를 무작위로 녹음한 사실이 밝혀져 녹음 기능이 삭제되기도 했다.

국내 위치정보보호법에 따르면 이용자의 동의 없이 위치정보를 수집하면 최장 3년의 징역이나 최고 3000만 원의 벌금 등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구글이 어떤 목적과 방식으로 휴대전화 위치정보를 전송했는지 먼저 사실 관계를 확인해보겠다”고 밝혔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