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희망뿌리단’이 간다]<1> 지방에 정착하는 청년들
㈜공장공장이 올 7월 전남 목포 사무실에서 첫 채용설명회를 열었을 때 모인 청년들. 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 남성은 홍동우 공장공장 대표. 홍 씨와 또 다른 대표인 박명호 씨는 대도시 청년이 지역에 잘 정착하도록 돕는 ‘청년희망뿌리단’에 참여해 전문가의 조언을 받고 사업 아이디어의 실현 가능성을 타진했다. ㈜공장공장 제공
초창기 현지 사정을 잘 몰라서 시행착오도 많았다. 지역에 특화된 관광 상품을 개발하려면 전문적인 식견을 지닌 사람의 도움도 필요했다. 두 청년은 최근 남도의 여러 섬을 두루 여행하며 독특한 체험을 하는 상품을 구상하고 있다. 지인의 조언으로 행정안전부 ‘청년희망뿌리단’ 사업에 신청해 국내 섬 전문가에게 맞춤형 워크숍을 받았다. 강제윤 사단법인 섬연구소 소장과 함께 목포 인근 섬을 6번 찾으며 사업 아이디어의 실현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었다.
○ 지역 창업의 ‘길’을 알려주다
행안부 관계자는 “인구 감소가 우려되는 지역이 전국 229개 시군구 중 79개(34.9%)다. 청년들을 통해 지역 사회에 활력을 주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국내 청년 일자리사업은 대부분 도시에 집중돼 농어촌에 맞춤형 청년 유입 정책이 필요했다”고 희망뿌리단을 만든 배경을 설명했다.
올 4월 첫 공모에서 32개 팀(41명)이 뽑혔다. 41명 중 22명은 지역에서 활동하며 다른 청년들에게 도움을 주는 네트워크 활동을 희망했다. 10명은 문화·관광 분야를 희망했고 4명은 제조·디자인 분야에서 창업하겠다고 했다. 3명은 귀농했고 나머지 2명은 지역 빈집을 활용한 게스트하우스 운영 등을 꿈꿨다. 이들은 현재 충남 서산, 전남 순천, 강원 강릉을 비롯한 20개 시·군·구에 정착했다.
○ ‘개인교습’ 방식 족집게 강좌
희망뿌리단의 가장 큰 장점은 맞춤형 컨설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청년들은 이미 짜인 교육기관의 대형 강좌를 듣는 방식이 아니라 실무적으로 꼭 필요한 내용을 신청하면 최적의 전문가와 연결돼 사실상 개인교습을 받는다.
낯선 지역에 정착해야 하는 청년들이 이방인으로 겉돌지 않도록 현지에서 인적 네트워크도 쌓아주고 있다. 가능하면 비슷한 또래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행사를 마련해 서로 고충을 나누고 해법을 모색해 볼 수 있도록 했다. 박 씨는 “지역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잘 모르기 때문에 현지 전문가가 큰 도움이 된다. 또 동년배의 조언을 들으면서 시행착오를 많이 줄일 수 있고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지자체 사업과 연계해 경제적 지원도
행안부 관계자는 “귀농 귀촌, 더 나아가 창농(농업을 활용한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이 최대한 시행착오를 덜 거치고 정착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이로 인해 인구 소멸 우려마저 감도는 지역 경제를 살리는 해법을 다각도로 마련하겠다. 청년들이 지역에 뿌리를 내린 이후에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