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41세 현역 최고령 투수 박정진은 프리에이전트(FA)를 선언했지만 19년간 몸담고 있는 고향 팀 한화에 대한 애착이 매우 크다. 스포츠동아DB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고, 베테랑들의 설 자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22일 끝난 KBO 2차드래프트를 봐도 이 같은 흐름이 뚜렷하게 보인다. KBO리그 현역 최고령 투수인 한화 박정진(41)의 마음도 복잡할 수밖에 없다. 최근 4년 연속(2014~2017시즌) 55경기 이상 등판했을 정도로 강철체력을 뽐낸 그가 데뷔 후 두 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현시점에도 훈련을 쉬지 않는 이유다. 여기에는 19년간 몸담았던 구단에서 명예롭게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도 담겨있다.
박정진은 최근 구단과 만나 FA 계약과 관련해 얘기를 나눴다. 구단측에선 이미 계약 조건을 제시한 상태다. 박정진도 나이를 고려했을 때 대형 계약이 어렵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상 마지막 FA인 만큼 어느 정도는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을 터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철저한 자기관리와 후배 투수들의 멘토 등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무형의 가치도 엄청나다. 최근 김원석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논란 등의 문제가 불거지는 상황에서 팀 분위기를 바로세울 수 있는 인물이다.
박정진의 진심이 듣고 싶었다. 그는 23일 “한화에 남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다. 이것은 변함없다”고 강조하며 “잘 풀어가다 보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FA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이라 계약 시기는 불투명하지만, 평생 한화맨으로 남겠다는 의지가 읽혔다. 유독 세대교체가 자주 언급되는 현시점에도 가치를 증명할 자신이 있다는 의미다. 그는 요즘도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 출근해 개인훈련을 하고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