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이 종목, 메달 기상도] <4> 여자 알파인스키
알파인 스키는 최대 속도가 시속 140km에 달해 겨울스포츠의 F1이라 불린다. 세부적으로는 속도 싸움(속도계)을 벌이는 활강과 슈퍼대회전, 회전 기술(기술계)을 겨루는 회전과 대회전으로 나뉜다. 평창 겨울올림픽 총 102개 금메달 중 11개가 걸려 있는 대표적인 설상 종목이다.
본과 시프린은 이 종목 스타 중에서도 손꼽히는 ‘별 중의 별’이다. 주 전공은 각각 속도계(본)와 기술계(시프린)로 다르지만 둘은 올림픽에선 전공을 가리지 않고 참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그의 커리어에 단 하나 아쉬운 점은 이름값보다 턱없이 부족한 올림픽 메달 수. 매번 그의 발목을 잡아 온 ‘부상 악령’ 탓이 크다. 2006년(토리노)과 2014년(소치) 겨울올림픽 모두 훈련 도중 당한 부상으로 대회 출전 자체를 포기했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때도 정강이 부상을 당했지만, 이를 참고 금메달 1개(활강)와 동메달 1개(슈퍼대회전)를 목에 걸었다. 본은 올해 초 강원 정선에서 진행된 평창 겨울올림픽 테스트 이벤트에 참가해 “평창 대회가 내 인생의 마지막 올림픽”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시프린은 2011년 미국 스키선수권 회전 종목에서 최연소(16세) 우승 기록을 세우며 스키계의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이후 그는 역대 최다인 월드컵 12연승과 사상 최초인 세계선수권 3연패의 기록을 세운 스키 천재다.
2014년 출전한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여자 회전 종목에서 올림픽 사상 최연소(19세)로 금메달을 목에 걸 당시 그는 수상 소감으로 평창 겨울올림픽에서의 목표를 “주 종목인 회전을 포함해 알파인 스키 5관왕을 이루는 것”이라고 밝혔다. 주 전공이 속도계인 본에게 도전장을 던진 셈.
이처럼 이 종목 스키 여제의 자리는 두 미국 스키어의 집안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전체 메달 판세를 따지면 오스트리아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미국과 함께 이 종목 전통의 강호로 손꼽히는 오스트리아는 토리노부터 소치까지 세 번의 겨울올림픽을 치르며 총 금메달 8개를 포함해 메달 27개를 땄다. 이 기간 미국이 딴 메달은 10개(금메달 6개).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