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훈 경북테크노파크 원장 빅데이터 기반으로 경북산업 진흥정책 수립해 생산성 향상 기대
이재훈 경북테크노파크 원장.
“그동안 한국 경제가 계획경제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반면 테크노파크에선 입주기업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현장에서 목소리를 내면서 새로운 경제발전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최근엔 스타트업 입주를 통해 지역산업에 활력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재훈 경북테크노파크 원장(59)은 지역진흥사업의 중요성과 최근 성과에 대해 이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테크노파크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그는 최근 연임에 성공해 2019년 10월까지 경북테크노파크 사업을 계속 이끌게 됐다.
이 원장은 영남대 경영학과 교수로서 테크노파크 기획팀 멤버로 처음 사업에 몸을 담았고 초대 기획부장과 부단장으로 근무하면서 실제 사업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현장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사업단장을 거쳐 원장에 올랐다. 3대 원장(2005년 1월∼2008년 1월)으로서 기틀을 닦았고, 최근까지 6대 원장(2014년 9월∼2017년 9월)으로 초기기업 육성에도 큰 성과를 거뒀다.
―원장 취임 이래 경북테트노파크의 성과를 설명한다면….
―경북테크노파크만의 남다른 특색과 전략은 무엇이었나?
“경쟁사회 속 우위를 점하기 위해 보다 빠른 신사업 아이템을 선점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는데, 이를 눈여겨보는 사람이 많다. 특히 지역 산업기반과 신사업을 융합한 시도들이 주목받았다. 테크노파크 내 첨단메디컬융합섬유센터가 대표적이다. 2011년부터 5년 과제로 추진한 ‘메디컬섬유 소재 테스트베드 기반 조성’ 프로젝트를 통해 2015년 7월 구축했다.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약외품 시험검사기관으로 지정돼, 현재 국내 유일의 황사마스크 분야 공인시험기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주로 수도권에서 이뤄지던 세포독성 평가를 대구·경북 최초로 인정받았다.”
―두뇌형 미래 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는데 수도권과 경쟁하기 벅차지 않나?
“수도권 중심에 있던 헬스케어 및 소재, 게임 산업 등도 경북지역에서 육성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도내에도 훌륭한 대학이 많고 여기에서 끊임없이 인재가 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첨단사업은 수도권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손을 놓는 것은 문제다. 오히려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제 지역인재를 활용해 미래사업에 투자하는 사례는 어떤 것이 있나?
“최근 구축한 경북글로벌게임센터에 기대가 크다. 수도권에 편중되어 있는 게임산업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올해 2월 경북TP 글로벌벤처동 1층에 1420m² 규모로 구축했다. 게임인력 양성, 게임 창업, 게임콘텐츠 개발, 게임건전성 정착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경북형 글로벌게임산업을 선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테크노파크이지만, 한편으론 지역의 한계도 실감할 듯하다.
“경북은 제조업 성향이 강한 지역인 데다가 최근엔 경주와 포항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하면서 시설투자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크다. 제조공정의 공정관리를 수기로 하는 곳도 많다. 생산성은 떨어지고 인력난에 임금 부담 등으로 지역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어떻게 해야 이런 현안을 풀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나?
―경북테크노파크의 향후 계획은….
“투명성을 최우선으로 신뢰할 수 있는 조직으로 인식되고자 한다. 향후 임기에서 주력하고자 하는 방향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경북산업 진흥정책을 수립하는 것이다. 무심코 한 기록들이 합쳐져 빅데이터가 되며, 이 데이터의 힘이 생산성을 향상시켜 결국에는 조직을 성장시킬 자산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둘째, 기업중심의 산학협력에 집중하겠다. 셋째, 경북기업이 4차 산업혁명에 도태되지 않도록 스마트팩토리화에 집중하고자 한다. ICT 융합을 토대로 구조전환을 지원하고, 4차산업혁명 기반기술을 핵심수단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