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형시장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처럼 전통시장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네트워크 구축에 본격 나섰다. 편리한 시설과 서비스로 무장한 대형 유통업체에 맞서 서로 다른 매력으로 연합하거나, 함께 공동브랜드를 만들어 상품을 출시하는 사례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각자 다른 매력을 가진 시장들의 상생을 통해 대형 유통업체가 줄 수 없는 전통시장만의 특색을 살리고, 협업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의 좋은 상품을 제공하여 전통시장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취지다.
3개의 시장 하나로 뭉쳐 시장 이미지를 만들다
영주365시장은 북위 36.5도에 위치한 영주시의 지리적 특징과 브랜드 슬로건인 소백힐링 36.5도에서 착안해 사람의 체온 36.5도와 1년 365일 고객과 함께한다는 의미를 합쳐 만들어졌다.
시장의 브랜드 강화를 위해 특허청에 브랜드를 등록하고 지역특산물인 문어와 한우를 활용해 시장 캐릭터를 개발했다. 이후 관광명품마켓으로의 도약을 위해 영주365시장투어를 운영하고 시장의 대표 취급품목을 꾸러미 상품으로 구성해 영주365시장만의 대표 상품을 출시했다.
영주365꾸러미 상품은 선비의 고장으로 제향문화가 발달한 영주의 특징을 살린 전·제사·고사상 꾸러미를 중심으로 정육꾸러미, 문어꾸러미, 반찬꾸러미 등 다양하다.
최근에는 꾸러미상품 포장을 재정비해 명절 선물 등으로 활용할 수 있게 구성하고, 소포장 상품도 개발해 1인가구들도 부담 없이 소비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 결과 매출이 10% 증가하는 것은 물론 고객의 호감도가 30% 상승하는 등 협업을 통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 특산물을 활용한 대표상품 개발로 판매효과 증대
인근 지역의 시장이 결합해 하나의 공동브랜드로 뭉친 시장이 있는가 하면 시장 내 상인들이 함께 대표 브랜드 상품을 개발한 시장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부산의 초량전통시장은 시장상인들이 뭉쳐 ‘마리고로케’라는 PB상품을 개발했다. 마리고로케는 어묵으로 유명한 부산에서도 으뜸으로 치는 초량어묵에 마늘, 치즈. 야채, 해물 등을 첨가해 튀긴 어묵고로케 브랜드다.
지난해 6월 설립된 신생브랜드로 아직은 홍보단계에 있지만 타 전통시장에 제품을 납품하기도 하는 등 꾸준히 판매 영역을 확대하면서 현재까지 약 20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부산 초량전통시장의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 김정훈 단장은 “시장의 특산물인 초량어묵을 알리기 위해 상인들이 함께 개발했다”며 “2018년부터는 시장 내에 어묵가공소 제조장을 만들어 초량전통시장 협동조합에서 직접 생산이 가능한 체제로 바뀔 예정이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는 “전통시장과 상인들이 상생과 협력을 통해 한계를 극복하고 전통시장의 자생력을 키워 나가고 있다”며 “전통시장이 각자 지니고 있는 특색과 시장상인들의 노하우가 결합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면 방문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특색 있는 전통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