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자 A12면 ‘성범죄자 누명 1년…갈가리 찢긴 시인의 삶’ 기사를 읽었다. 유명 시인이 성범죄자로 몰렸다가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시인은 누명은 벗었지만 삶이 파산지경이라고 한다. 책 출판도 중단되었고 시를 배우던 수강생들도 떠났다. 그뿐만 아니라 범죄자 취급 하는 주변의 시선 때문에 자살 시도까지 했으니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짐작이 간다.
우리는 거짓말로 고통을 받다가 자살에 이르는 불행한 사건을 종종 접한다. 거짓말을 퍼뜨려 소중한 목숨을 잃게 했다면 살인행위나 마찬가지다. 허위사실을 유포한 가해자를 찾아내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 사람들은 말의 폭력을 가볍게 여기고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말이 오히려 신체에 위해를 가하는 어떤 폭력보다 무섭고 잔인할 수 있다. 아니면 말고 식으로 허위 보도를 일삼는 언론도 지탄받아야 한다.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만으로 기사를 쓰는 무책임한 보도는 지양되어야 한다.
김정숙 동화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