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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비행기]공연장 ‘휴대전화 벨소리 테러’

입력 | 2017-11-29 03:00:00


이제 인정하는 것이 마음이 편할 것 같다. 휴대전화 벨소리, 진동 소리도 예술이라는 것을.

19일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베를린 필하모닉 공연 도중 악장 사이 시간에 음악 소리가 들렸다. 휴대전화로 공연을 녹음하다 버튼을 잘못 눌러 재생이 된 것 같았다. 연주 도중 재생이 됐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공연 전 사진 촬영과 녹음·녹화 금지 및 휴대전화 전원을 꺼달라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사실 쓸모가 없다. 연주 도중 사진촬영에 일부는 녹화까지 한다. 녹음은 애교다. 휴대전화도 진동 모드로만 바꾸는 관객이 많다. 당연히 공연 중 ‘웅∼’ 하는 진동 소리는 쉽게 접한다.

공연은 다른 예술과 달리 공연되는 동안만 존재하는 일회성 예술이다. 다시는 똑같은 공연을 접할 수 없다. 이쯤 되면 어차피 막지 못하는 휴대전화로 생기는 각종 소리와 행위를 2차 공연 예술로 인정해 달라는 몰상식한 요구까지 나오지 않을까.

“오늘 공연은 정말 기가 막힌 타이밍에 벨소리가 울려서 좋았어. 거기다가 화음도 딱 맞아떨어졌지. 아, 참! 어제 공연은 녹화 잘했어? 연주자 얼굴만 찍은 영상이 유튜브에서 인기야!”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