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적폐청산 작업 과정에서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비밀취급 인가도 받지 않은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 민간인들이 정보기관 컴퓨터 메인 서버자료 제출을 요구해 본 것이다. 중국 내 북한 류경식당 종업원 집단탈출 사건에 문제가 없는지도 확인했다. 국정원 요원과 중국 내 협조자들의 신상명세도 포함된 최고기밀로 분류된 자료다. 먼저 보고 비밀취급 인가를 나중에 받긴 했다. 이 TF에는 진보성향 일색의 교수 변호사 시민단체 간부들이 참가했다.
▷전 국정원장 A 씨는 “민간인이 국정원 컴퓨터 메인 서버를 마구 본 사태는 참으로 심각하다”고 말했다. 원장 때 해외공작원 신상은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정보기관 최고기밀을 보게 했다면 책임자는 나중에라도 무겁게 다스려야만 한다. A 씨는 최악의 수장들로 김만복 원세훈 전 원장을 꼽았다. 정보기관을 서울시처럼 여기고 뇌물을 받은 원 전 원장이나 과시욕이 강한 김 전 원장이나 난형난제(難兄難弟)로 봤다. 김 전 원장이 2007년 대선 전날 북한에 왜 갔는지, 김정일에게 무심코 기밀누설은 하지 않았는지 혀를 찼다.
최영훈 논설위원 tao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