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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육아휴직 남성 10명중 1명은 롯데직원”

입력 | 2017-11-30 03:00:00

의무 휴직제로 올해 1000명 돌파
“최소 한달 육아… 아내 고충 알게돼”




올해 롯데그룹 남성 직원 중 1000명 이상이 육아휴직을 썼다.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제도를 도입하면서 사용자 수가 전년 대비 6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29일 롯데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11월 28일 남성 직원 1050명이 육아휴직을 사용했다. 연말까지 약 11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우리나라 전체 남성 육아휴직자 수가 약 1만 명이다. 국내 남성 육아휴직자 10명 중 1명은 롯데 직원인 셈”이라고 했다.

롯데에 남성 육아휴직자가 많은 까닭은 올해부터 의무 육아휴직제도를 도입한 덕분이다. 배우자가 출산하면 남성 직원도 무조건 한 달 이상 육아휴직을 사용하도록 하는 제도다. 첫 달에는 통상임금의 100%를 보전받는다. 그 다음 달부터는 정부 지원만 있고 회사 지원은 따로 없다.

롯데가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제도를 도입한 것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과 가정의 양립을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여성 인재 유출을 막아야 기업 성과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 회장은 평소 “조직 내 다양성이 기업 문화 형성과 업무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여성 인재 육성이 중요하다”고 말해 왔다. 롯데 관계자는 “남성의 육아 참여가 워킹맘의 경력단절을 막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남성 직원들의 육아휴직을 독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남성 육아휴직자가 늘면서 양성평등에 대한 조직 내 이해도가 높아졌다고 롯데는 보고 있다. 롯데의 남성 육아휴직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4%가 ‘배우자의 출산으로 육아의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남성 직원들의 휴직 기간은 주로 한 달이다. 의무화되어도 한 달 이상 휴직자에 대한 지원은 뒤따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 남성 직원은 “한 달 이상 쓰면 경제적 문제가 있고 아무래도 눈치가 보여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