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해리는 왕위 계승 서열이 형 윌리엄이 케이트 미들턴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조지(4)와 샬럿(2)에도 미치지 못하는 5위여서 왕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래서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이 미국인 이혼녀와 결혼하려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궁금증이 남는다.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찰스 왕세자는 2005년 이혼녀인 커밀라 파커 볼스와 재혼했다. 볼스는 그 지위가 왕세자빈(princess)이 아니라 공작부인(duchess)이고 찰스가 왕이 된 후에도 왕비급(queen consort)으로 승격하지 못하고 왕세자빈급(princess consort)에 머문다.
▷다이애나만 해도 가난했지만 귀족 집안 출신이었다. 그 자유분방한 기질이 왕실의 엄격함에 맞지 않았을 뿐이다. 윌리엄은 2010년 영국 왕실 사상 최초로 평민 출신인 미들턴과 결혼했다고 해서 화제였다. 마클은 미국인이니까 귀족이니 평민이니 따질 수는 없다. 다만 마클은 외가 쪽으로 흑인 피가 섞여 있다. 이것도 처음이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