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교장의 김구 집무실 유리창 총탄 구멍. 1949년 암살직후 찍은 사진(왼쪽)과 현재 재현해놓은 모습.
서울 종로구 평동 강북삼성병원 내 경교장. 이 건물은 1938년 지어졌다. 김구는 1945년 11월 중국에서 환국해 1949년 서거할 때까지 경교장을 집무실 겸 숙소로 사용했다. 여기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국무회의가 열리기도 했다.
김구 암살 후엔 미군 사무실, 주한 대만대사관저 등으로 사용되다가 1967년 고려병원(현 강북삼성병원)이 매입해 병원 건물로 사용했다. 그러다 보니 내부 구조가 많이 바뀌었고 1990년대 들어 복원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복원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2005년 2층의 옛 김구 집무실을 먼저 복원했다. 그 무렵 이곳은 의사들의 휴게실이었다. 이후 경교장 전체를 복원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고, 2010년 강북삼성병원은 복원을 위해 건물을 서울시에 기증했다. 전면 복원은 2013년 마무리되었다.
복원이든 재현이든, 총탄 구멍은 매우 각별하다. 우리 근현대사의 비극을 상징하는 흔적, 경교장에서 가장 극적인 흔적이기 때문이다. 총탄 구멍 앞에 서면 1949년 사진 속 유리창 너머 군중의 모습이 떠오른다. 통곡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착잡함에 한동안 발길을 옮길 수가 없다. 정신을 차리고 현실로 돌아오면 유리창 너머 그 자리, 지금은 그냥 분주한 주차장이다.
이광표 오피니언팀장·문화유산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