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여성의전화 페이스북
여성단체들이 여성폭력에 대한 경찰의 부당대응 사례를 공개했다.
30일 한국여성의전화 등 424개 여성단체로 이뤄진 ‘경찰의 여성폭력 대응 전면쇄신을 위한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정폭력 성폭력 사건 등에서 경찰이 2차 피해를 가한 사례를 공개했다.
공동행동이 밝힌 사례들을 보면 한 피해자는 4년 동안 익명으로 자신을 쫓아다니며 몰래 사진 찍어 일베에 올리고 성폭행 협박과 살해 협박, 신상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등의 스토킹을 저지른 사람을 고소하러 갔지만 경찰관으로부터 “예뻐서 좋겠네?”라는 말을 들었다.
또 한 피해자는 “한국 경찰이라는 집단은 소수를 제외하고 폭력이나 범죄에 굉장히 불감하다고 느낀다”며 “처음 보는 남학생에게 도촬(도둑촬영)을 당한 친구 A 는 ‘그러게 왜 옷을 그렇게 입고 다녀?’라는 말을 들었다”라고 주장했다.
“내 사촌동생이 남자친구랑 싸우다가 남자친구가 휘두른 주먹에 코를 맞아서 신고를 한 적이 있다”며 “그때 경찰이 내 사촌 동생을 힐끔힐끔 보더니 ‘못생겨서 성형하려고 일부러 그런 거 아니냐’라는 발언을 해서 그 말을 들은 이모랑 사촌이 경찰서에서 울었던 거 기억한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30일 한국여성의전화 측은 동아닷컴에 “지난 2일 한국여성의전화 부설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에 가해자가 침입해 소란을 피웠음에도 경찰이 오히려 가해자의 입장을 대변했다”고 주장하면서 “지난 11월 10일부터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경찰이라니_가해자인줄’이라는 해시태그 캠페인을 시작해 사례를 모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이라니_가해자인줄 캠페인은 여성폭력 범죄 신고 후 처리과정에서 ‘무대응, 무조치, 무성의’로 일관한 경찰의 직무유기 사례 말하기 프로젝트.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