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집시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리는 KoN이 싱글앨범 ‘젤러트리’를 들고 돌아왔다. 그의 이름 KoN은 ‘Korean On the Note’의 약자로, ‘음표를 타고 다니는 한국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진제공|KoN
■ 집시 바이올리니스트 ‘KoN’
한국 최초의 집시 바이올리니스트
뮤지컬배우, 모델로도 맹활약 중
싱글 ‘젤러트리’, 9년 만에 햇빛
뮤지컬배우, 모델로도 맹활약 중
싱글 ‘젤러트리’, 9년 만에 햇빛
고해소에서 신부님이 성도의 고해성사를 기다립니다. 가려진 창 너머에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런데 남자는 느닷없이 바이올린을 집어 들고는 열정적으로 연주를 시작합니다. 신부가 무거운 얼굴로 연주에 귀를 기울입니다. 마치 남자의 고해성사를 듣듯 말이죠.
바이올리니스트 KoN(콘)이 최근 발매한 싱글앨범의 뮤직비디오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곡명은 ‘젤러트리(Zealotry)’. 열광 또는 열정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라고 하지요.
서울예술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기악과라는 정통 클래식 코스를 밟았지만 KoN에게는 늘 ‘한국 최초의 집시 바이올리니스트’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닙니다. 실은 직업이 더 있습니다. ‘모비딕’, ‘페임’, ‘오필리어’와 같은 뮤지컬 작품에 배우로 출연했죠. 모델로도 활동합니다. 최근에는 디자이너 이상봉 패션쇼에서 모델워킹과 바이올린 연주를 결합한 퍼포먼스로 큰 호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지난 9월에는 미국 뉴욕 패션쇼에서 당당하게 런웨이를 걸었죠.
연주뿐만 아니라 노래와 ‘몸’도 되는 아티스트입니다.
KoN의 새 싱글앨범 ‘젤러트리(Zealotry)’ 이미지. 사진제공|IM엔터테인먼트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신부님은 KoN의 2집 앨범과 싱글 ‘탱고 오브 빅토리’에서 멋진 연주를 들려준 아코디언 연주자 알렉산더 쉐이킨이라고 하네요.
‘젤러트리’ 뮤직비디오의 후반부에서 KoN은 사제복을 입고 텅 빈 성당에서 그야말로 ‘젤러트리한’ 연주를 보여주고 들려줍니다. 그리고 다시 화면은 고해소로 이동해 장렬하게 마침표를 찍게 되죠.
KoN의 ‘젤러트리’를 좀 더 느낌있게 감상할 수 있는 팁. 바닥을 짚은 손의 ‘예민한 아름다움’을 놓치지 마시길. 시종일관 눈을 감고 연주하는 KoN이 딱 한 번 눈을 뜨는 찰나의 순간도 재미삼아 찾아보세요.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