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1∼5회 대회까지는 개막 직전에 조추첨
첫 대회땐 선수단 파견 나라끼리 추첨
유럽팀 배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기도
월드컵 본선 조추첨은 1930년 제1회 대회 때부터 시작된 전통의 행사다.
출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선수단을 파견한 나라들끼리 모여서 추첨을 했다. 그러다보니 유럽의 참가국이 배를 타고 오랜 항해 끝에 남미의 우르과이의 몬테비데오에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대회 개막 이틀 전인 7월 10일 조 추첨을 했다. 역사적 장소는 우루과이 축구협회 사무실이었다.
제2회 이탈리아 대회 때는 1934년 5월 1일 로마의 한 호텔에서 조추첨이 열렸다. 이후 대부분의 조추첨은 호텔에서 열리는 것이 관례였는데 1950년 브라질 대회 때는 변화를 줬다. 리우 데 자네이로에 있던 브라질 외무부 사무실에서 조 추첨이 벌어졌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조추첨이 벌어진 시기도 변화가 있었다. 1∼5회 대회 때까지는 개막 직전에 행사를 했다. 이 관례를 깬 대회가 대한민국이 처음 출전해 세계외의 격차를 확인했던 1954년 스위스 대회였다. 1953년 11월 30일 취리히 세인트 고다드 호텔에서 조추첨이 열렸다. 대한민국은 이때 역대 최악의 조추첨 결과를 경험했다. 상대국은 헝가리 서독 터키였다. 당시 헝가리는 세계최강이었다. 대회는 서독이 우승하고 헝가리가 준우승을 했는데 그나마 우리나라는 터키에 7-0, 헝가리에 9-0으로 대패하고 탈락이 확정돼 우승팀과는 경기를 해보지도 못했다.
1958년 스웨덴 대회는 월드컵 조추첨이 역사상 처음으로 스톡홀롬의 시르쿠스 방송사 스튜디오에서 벌어졌다. 1958년 2월 8일이었다. 이후 월드컵 조추첨은 대회가 열리는 1월에 하는 것이 관례였는데 1986년 멕시코 대회 때는 달랐다. 멕시코는 수도가 큰 지진피해를 입었는데 지진발생 81일 뒤에 멕시코시티 텔레비시아 상 앙헬 방송사 스튜디오에서 조 추첨을 해 화제가 됐다. 1985년 12월 15일이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